[기고] 우주항공 성패, '민간항공기협정'이 좌우

2024. 4. 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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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브라질 항공기가 한국에 들어온다.

한국 국방부가 최초로 브라질의 군용 대형 수송기를 구매하기로 한 가운데, 조만간 브라질 소형 민항기도 울릉공항에 취항할 예정이다.

1995년 WTO 출범과 더불어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일본, 싱가포르 등 33개국이 가입해서 거의 30년 동안 회원국에 아무런 변화가 없던 TCA에 새롭게 브라질이 가입한다는 것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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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브라질 항공기가 한국에 들어온다. 한국 국방부가 최초로 브라질의 군용 대형 수송기를 구매하기로 한 가운데, 조만간 브라질 소형 민항기도 울릉공항에 취항할 예정이다. 이 같은 사실은 브라질이 남미 항공산업의 강자 차원을 넘어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보잉, 에어버스와의 글로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브라질은 어떻게 우주항공 강국이 될 수 있었을까. 브라질은 과거 1990년대 캐나다와의 항공기 보조금 분쟁에서 보듯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의 분쟁을 마다하지 않을 만큼 적극적으로 자국의 항공산업을 육성해왔다. 또 최근 WTO의 민간항공기교역협정(TCA) 가입을 승인받아 브라질의 국내 비준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1995년 WTO 출범과 더불어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일본, 싱가포르 등 33개국이 가입해서 거의 30년 동안 회원국에 아무런 변화가 없던 TCA에 새롭게 브라질이 가입한다는 것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이유는 1969년 미국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인간을 달에 보낸 이래 우주항공 분야의 성장과 발전이 이제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는 데 있다. 로켓기술의 발달과 함께 위성탐지 기능을 활용한 우주 공간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새롭게 인식되어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 등 기존 우주항공 강대국 간 경쟁도 전방위적으로 격화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올해 5월 출범을 앞둔 한국의 우주항공청에 대한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최근 정부는 인천국제공항의 배후 지역에 항공정비산업(MRO)을 대폭 육성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였다. 전남 강진에서는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이 시범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2025년부터는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항공산업도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마무리하면 세계 7위 규모의 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되며 이를 계기로 기존 저비용항공사(LCC)의 대형화·국제화 등에도 새로운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우주항공산업의 도약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무엇보다 TCA 가입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주항공산업은 무려 100만 개 이상의 부품이 있어야 하는 전략적 종합 기술 산업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아직 한국은 이러한 부품의 50~60%를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부품의 관세 유예가 종료되면 2025년부터는 관세를 부담하게 되어 있다.

수출도 마찬가지다. 대표적 수출 효자 산업이 된 반도체와 같이, 우주항공산업 분야에서도 부품을 수입하여 정비하거나 조립·가공하여 다시 수출함으로써 교역 창출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반도체 분야의 무역자유화가 WTO 정보기술협정(ITA)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듯이 우리 항공기나 부품 수출에는 TCA를 통한 관세 면제가 필수적이다. 비단 관세 측면뿐만이 아니다. TCA 가입국이 되면 국제사회의 항공산업 관련 경제 안보와 공급망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한국은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에서는 앞서나갔다. 지금 한국은 다시 절박한 시험대에 섰다. 우주항공산업을 선도하는 리딩 그룹이 될 것인가, 아니면 뒤따라가는 데 급급한 후발주자가 될 것인가. 그 첫 열쇠 말(Key word)이 바로 'TCA'다.

[강문성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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