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매출 17% 급감… 주요 언론사들, 광고 불황에 경영 악화

강아영 기자 2024. 4. 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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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사 2023 실적 분석]
매출·영업익·당기순익 감소
지상파 3사, 매출 12% 하락
KBS·YTN·JTBC 등 영업적자

2023년 대다수 주요 언론사들의 경영 성과가 한 해 전과 비교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매출액이 줄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전년보다 감소했다. 신문·방송 할 것 없이 광고 매출액이 감소하며 전반적인 지표를 끌어내린 영향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9일 기준)에 따르면 주요 언론사 19곳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과 비교했을 때 평균 4% 하락했다. 10개 종합일간지의 매출액 감소폭은 1% 수준이었지만 지상파 3사에서만 12% 가까이 빠지며 하락률을 견인했다. 신문과 방송을 통틀어 매출액 감소폭이 가장 큰 언론사는 JTBC로, 전년보다 17.3%(714억원) 하락했다. JTBC는 2022년 ‘아는 형님’ 등 240개 예능과 ‘밀회’ 등 39개 드라마 IP(지식재산권)를 계열사에 매각하며 깜짝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모두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연말엔 “52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권고사직을 전제로 한 희망퇴직을 단행했는데, 실제로 584억원의 영업적자와 7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SBS와 YTN, MBC의 매출액 감소폭도 컸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중계권 판매 등의 영향으로 사상 처음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던 SBS는 지난해의 경우 14.4% 하락한 8666억원을 기록했다. YTN과 MBC도 각각 14.3%(217억원), 13.6%(1166억원) 감소한 매출액을 냈다. 다만 수신료 분리징수로 큰 폭의 매출액 감소를 우려했던 KBS는 분리 고지징수가 유예되며 6.5%(960억원) 하락하는 데 그쳤다. KBS는 지난해 수신료 수입으로 6851억원을 벌어들였는데, 전년과 비교하면 1.2%(83억원) 줄어든 액수였다.

전반적인 매출액 감소세 속에 국민일보와 동아일보, MBN은 오히려 매출액이 상승했다. 동아일보는 전년보다 매출액이 5.8%(157억원) 증가하며 지난해 중앙일보에 밀렸던 신문사 매출 2위 자리를 다시 탈환했다. MBN과 국민일보도 각각 5.3%(114억원), 3.7%(18억원)의 매출액 상승을 기록했다. 국민일보 관계자는 “사원유치에 따른 광고 인센티브제도를 대폭 확대하는 등 매출증가를 위해 제도를 개편했다”며 “이에 따른 구성원들의 노력이 있어 다행스러운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국민일보와 서울신문, 중앙일보, 조선일보는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늘었다. 조선일보는 매출총이익이 줄어들긴 했지만 지급수수료와 판매촉진비 등 판매비와 관리비를 절약하며 전년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남겼다. 반면 서울신문은 급여나 지급임차료 등 판관비가 늘어났으나 매출총이익이 높게 잡히며 언론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률 10%를 넘겼다. 서울신문 관계자는 “여러 문화 사업이나 연예·스포츠 관련 일반 행사를 많이 했다”며 “그 덕분에 수익성이 좋아졌고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났다”고 말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영업적자를 낸 언론사는 늘었다. 2022년엔 유일하게 KBS만 9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지만 지난해의 경우 JTBC, YTN, KBS, 연합뉴스, 한겨레신문 등 5개 언론사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을 낸 곳들 역시 이익 규모가 상당히 쪼그라들었다. 감소폭을 기준으로 하면 연합뉴스TV, MBC, SBS 등의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0~90% 줄어들었다.

전반적인 실적 하락은 광고수입 감소 영향이 컸다. 대부분 신문·방송사들은 지난해 광고매출액이 하락했다. 특히 지상파 3사의 방송광고수입은 평균 764억원(22.7%) 줄어들며 매출액과 영업이익에 치명타를 안겼다. 사업수익이 개선돼도 광고비 하락을 채 따라가지 못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지난 1월 공개한 ‘2023 방송통신광고비 조사보고서(2023·2024년은 추정치)’에 따르면 방송 광고비는 2022년과 비교해 지난해 17.7% 하락했고, 신문 광고비는 11.3% 하락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역시 광고 불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수익사업 다각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당분간 경영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당기순손실을 본 언론사들은 전년과 비교해 늘었다. 2022년엔 한국일보와 KBS만 당기순손실을 봤지만 지난해는 JTBC와 중앙일보, KBS, YTN까지 4곳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중앙일보는 신문사 중 유일하게 당기순손실을 봤는데, 약 5%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JTBC의 지분법 평가액이 43억원 줄어든 영향이 컸다.

중앙일보는 최근 만기가 도래하는 사채와 담보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450억원의 무보증사채를 발행했는데, 관련 투자설명서에선 타법인 출자와 지급보증에 대한 우려가 담겼다. 종속회사로 두고 있는 중앙일보 M&P와 중앙일보S가 전액 자본잠식 상태이고, 두 회사의 차입금 만기연장이 불가능할 경우 중앙일보의 지급보증의무가 현실화될 수 있어서다. 타법인 출자의 경우에도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손실이 발생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점이 위험 요소로 거론됐다. 다만 중앙일보는 이와 관련 “자금은 신규 사업 진출로 인한 자금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재무 안정성을 저해할 이슈가 있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언론사들도 이익 규모는 전년보다 줄었다. MBC, 한국일보, 조선일보 등 5곳을 제외하면 평균 130% 가까이 당기순이익이 줄어들었다. 반면 한국일보는 자회사인 엠파크가 지난해 말 골프장 몽베르CC를 저렴하게 사들인 영향으로 10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MBC는 바뀐 세율로 인해 미리 잡아놓은 법인세가 711억원 가량 덜 걷히며 966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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