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닮은꼴 김백, 이러려고 YTN 돌아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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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이 민간자본에 넘어가고 김백 사장이 선임됐다.
사장추천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사장에 이어 보도국장이 임면동의제 절차를 무시하고 임명됐다.
김 사장 취임 닷새 만에 YTN에서 이뤄진 일련의 과정은 매우 익숙하다.
김 사장은 이른바 '쥴리 보도'를 불공정 보도의 "정점"으로 언급하며 이것이 준공영 보도전문채널이었던 YTN이 민영방송으로 바뀐 이유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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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이 민간자본에 넘어가고 김백 사장이 선임됐다. 라디오 진행자가 교체되고 보도국장 임명동의제는 일방적으로 폐기됐고 간판 프로그램 ‘돌발영상’은 불방됐다. 사장추천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사장에 이어 보도국장이 임면동의제 절차를 무시하고 임명됐다. 김 사장 취임 닷새 만에 YTN에서 이뤄진 일련의 과정은 매우 익숙하다. 취임하자마자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김백 사장의 행보는 박민 KBS 사장과 판박이다. 또 다른 일방통행이 불 보듯 뻔하다.
마치 매뉴얼이라도 있는 것처럼 YTN에서 진행되는 일들은 저널리즘 가치를 팽개치고 자사 기자들이 취재한 내용을 부인하고 부정하는 데 목표가 있는 듯하다. 전국언론노조 YTN지부가 “용산을 향한 사과”라고 비판한 것처럼 구성원들은 ‘대국민’ 사과 이유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김 사장은 김건희 여사 관련 보도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오세훈 시장의 이른바 ‘생태탕’ 의혹, 김만배 녹취록 보도 등을 대표적인 불공정 보도로 열거했다. 김 사장은 이른바 ‘쥴리 보도’를 불공정 보도의 “정점”으로 언급하며 이것이 준공영 보도전문채널이었던 YTN이 민영방송으로 바뀐 이유로 지목했다. 선거 과정에 후보를 검증하고 의혹을 분석하는 취재와 보도에 대한 부정이다.
낙하산 사장이 조직을 장악하고 보도와 편성권, 인사를 좌우하는 모습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된 언론 정책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의 언론 대응은 기존 방식과는 다르다. YTN 민영화, KBS 수신료 분리징수 전에 연합뉴스 정부 구독료 삭감과 TBS 지원 중단 등과 같이 수익을 볼모로 사유화 작업이 진행됐다. 지난 1월 한국언론정보학회와 언론노조 TBS지부가 마련한 토론회에서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는 이를 “신유형의 언론탄압”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 목적성이 단순히 정권 교체에 따른 조직 전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 정권 인사들이 “복귀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복구가 불가능한 상태”를 만드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공공기관이 민영화돼 경영 구조가 바뀌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저널리즘을 위한 공공의 자산을 무너뜨리는 모습을 통해 표현의 자유 자체를 무력화시킨다. 문화연대는 성명을 통해 “독재 검열의 시대로 회귀”시켜 “특정한 의도가 없는 발언까지 언제든지 정치적으로 검열당할 수 있다는 심리적 공포의 시대”를 만든다고 통탄했다.
그리고 결국 효과를 발휘했다. MBC가 ‘복면가왕’ 9주년 특집 방송을 총선 뒤로 미뤘다. 아홉 번째 생일을 강조하는 것이 조국혁신당 기호 ‘9번’을 연상시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미세먼지 1’ 날씨예보에 관계자 징계를 결정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파’가 정치적 해석이 가능하다며 전국 투표소에 반입 금지 지침을 내렸다.
방송에 대한 탄압은 단순히 전파와 보도의 사유화로 그치지 않는다. 검열의 내면화는 대파나 숫자 ‘1’과 ‘9’와 같은 일상적 표현에 대한 정치적 해석을 불러 사회적 연대 역시 무력화시킬 것이다. 그 과정에서 조직 내부는 끝없이 반목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 수순이 시작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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