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당근 ‘흑자’ 소식에···‘플랫폼 스타트업’ 투자 다시 볕들까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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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된 고금리와 경기 둔화 우려에 '투자 혹한기'를 겪었던 플랫폼 스타트업이 신규 자금 유치를 고대하고 있다.
마켓컬리·당근·에이블리 등 적자난에 시달리던 플랫폼 업체가 속속 흑자 전환 소식을 전하자 벤처캐피탈(VC) 업계가 투자 재개를 검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간 플랫폼 스타트업 투자에 부정적이었던 VC가 태도 변화에 나선 배경에는 마켓컬리·당근·에이블리가 속속 흑자 전환 소식을 알린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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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VC도 자금 투입 검토
일각선 "임시 흑자" 우려 시각
알리 등 유통공룡도 불안요소
지속된 고금리와 경기 둔화 우려에 ‘투자 혹한기’를 겪었던 플랫폼 스타트업이 신규 자금 유치를 고대하고 있다. 마켓컬리·당근·에이블리 등 적자난에 시달리던 플랫폼 업체가 속속 흑자 전환 소식을 전하자 벤처캐피탈(VC) 업계가 투자 재개를 검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드라이파우더(펀드 조성 후 집행하지 않은 자금)를 두둑이 쌓아둔 KT인베스트먼트 등 대기업 계열 VC들은 최근 ‘플랫폼 스타트업’ 투자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사실상 자금 유입이 끊기다시피 했던 창업 3년 이하 플랫폼 스타트업도 투자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플랫폼 스타트업 투자에 부정적이었던 VC가 태도 변화에 나선 배경에는 마켓컬리·당근·에이블리가 속속 흑자 전환 소식을 알린 영향이 크다. 이들은 각각 신선식품 새벽 배송, 중고거래, 여성의류 부문 플랫폼 사업자로 주도적 지위를 차지했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사업 연속성에 의구심이 제기돼왔다. VC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이들 업체의 도산 우려까지 나왔지만 2년 가까이 이어진 고금리 환경, 경기 둔화 우려에도 속속 흑자 전환 소식을 전하면서 투자자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플랫폼 사업이라면 무조건 투자 불가라고 했던 곳들도 이제는 검토는 해볼 만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스타트업은 지난 2년 동안 혹독한 투자 빙하기를 보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플랫폼 스타트업이 다수 속한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스타트업 투자액은 지난해 2조 2239억 원으로 2021년(4조 1329억 원) 대비 반토막 났다. 전년인 2022년(3조 4996억 원)과 비교해도 36.5% 급감했다. VC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는 창업 초기 플랫폼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 제안서 자체를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초기(창업 3년 이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액은 2조 6808억 원으로 전년인 2022년(3조 3594억 원) 대비 20.2%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스타트업 투자 감소율(12.5%) 대비 낙폭이 더 가파르다.
다만 플랫폼 투자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거나 일부 지분 매각을 앞두고 ‘흑자’ 성적표가 만들어졌을 수도 있단 것이다. 사업 본연의 경쟁력 강화로 인한 흑자 전환이 아닌, 과도한 비용 절감으로 ‘임시 흑자’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컬리의 경우 흑자를 내기 시작했지만 수익성에 걸림돌이 되는 재무적 약점이 존재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해 감가상각비가 811억 원으로 전년(648억 원) 대비 25.2% 증가했다. 창원·평택 물류센터를 비롯해 물류시설에 대한 투자를 진행한 것이 재무적인 관점에서는 비용 리스크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감가상각비는 기업 이익 측면에서 고정비로 잡히기 때문에 수익성 악화 요인이 된다.
거대 공룡으로 큰 쿠팡과 중국 e커머스 업체들도 플랫폼 사업자들에게는 성장성을 위협하는 존재다.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향후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야 하는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외형 성장이 어려워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컬리와 같이 신선식품에 강점을 갖는 오아시스는 IPO를 위해 매출액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는데 최근 쿠팡이 로켓프레시 플랫폼 경쟁력을 활용해 신선식품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어 성장성에 위협을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중국 e커머스인 알리익스프레스도 그로서리 판매를 시작해 시장을 빼앗길 위험성은 더 커진 상황이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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