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3루 슬라이딩하자 3만3864명 팬들 뜨거운 환호, 2타점 3루타 한방에 2실책 용서...SD 9-8 컵스 대역전승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대역전승에 다리를 놓는 장쾌한 3루타를 터뜨리며 전날 2실책의 수모를 말끔히 씻었다.
김하성은 9일(이하 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6번 유격수로 출전해 4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의 활약을 펼쳤다. 샌디에이고는 5회까지 0-8로 뒤지고 있다 6회 김하성의 3루타 등으로 7점을 뽑아 한 점차로 따라붙은 뒤 8회 2점을 보태 9대8로 역전 드라마를 일궜다.
김히성은 전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치명적인 실책 2개를 저지르며 2대3 역전패의 책임을 떠안았다. 3실점의 빌미가 모두 김하성의 실책에서 비롯된 것이다.
6회 이정후의 땅볼을 잡아 1루로 악송구한데 이어 8회에는 1사 1,3루서 마이클 콘포토의 땅볼 때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1루를 먼저 밟고 리버스 더블플레이를 위해 자신에게 송구한 공을 잡아 호르헤 솔레어를 태그하다 공을 뒤로 빠트려 이닝을 끝내지 못했다. 결국 맷 채프먼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2-3으로 전세가 뒤집어졌다.
경기 후 마이크 실트 감독은 "김하성답지 않은 수비였지만, 우리는 수비가 좋은 팀"이라며 "그는 골드글러브를 탄 선수다. 때로는 그도 사람이라는 것 아니겠나. 이번 주 어떤 플레이라도 난 김하성을 신뢰한다"고 두둔했지만, 김하성은 "내 실수다. 전적으로 내 잘못이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김하성은 하루가 지난 이날 공수에서 다시 만점 활약을 펼치며 역전승에 일등공신이 됐다.
올시즌 처음으로 6번 타순으로 밀린 김하성은 0-4로 뒤진 2회말 무사 1루 첫 타석에서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볼카운트 2B2S에서 컵스 우완 선발 하비에르 아사드의 5구째 92.7마일 가운데 낮은 싱커를 힘차게 끌어당긴 것이 3루수 앞으로 튀는 타구가 됐다.
0-8로 크게 뒤진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풀카운트에서 아사드의 7구째 몸쪽 91.5마일 싱커에 방망이를 헛돌리며 삼진을 당했다.
경기 중반까지 8점차로 뒤져 패색이 짙어지던 6회말 샌디에이고의 공격. 선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볼넷을 얻어 역전 드라마의 서막을 알렸다. 이어 크로넨워스가 풀카운트에서 아사드의 9구째 한가운데 높은 87.4마일 커터를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투런포로 연결하며 2점을 만회했다.
컵스가 투수를 우완 사이드암스로 호세 쿠아스로 바꾼 가운데 매니 마차도가 상대 유격수 댄스비 스완슨의 실책으로 출루해 다시 기회를 마련했다. 스완슨은 마차도가 친 땅볼을 처리하려고 글러브를 역모션으로 내밀었으나, 타구가 좌익수 쪽으로 빠져나갔다.
이어 주릭슨 프로파가 우측으로 날카로운 안타를 날려 무사 1,3루로 찬스가 이어졌다. 3번째 타석에서 김하성은 쿠아스의 초구 94.4마일 가운데 낮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날아드는 싱커를 그대로 밀어쳐 우중간으로 가르는 3루타를 터뜨렸다. 발사각 12도, 타구속도 100.4마일의 낮은 각도의 미사일 타구였다.
컵스 우익수 마이크 터크맨이 허리를 숙여 타구를 잡으려 했지만, 닿지 않고 펜스까지 굴러갔다. 그 사이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고, 김하성은 3루에 슬라이딩으로 여유있게 살아서 들어갔다.
4-8로 점수차가 좁혀지자 펫코파크를 메운 3만3864명의 홈팬들은 난리가 났다.
김하성은 다음 타자 루이스 캄푸사노의 2루수 땅볼 때 홈을 밟아 5-8로 점수차를 좁혔다. 샌디에이고는 잭슨 메릴의 중전안타에 이어 2사후 잰더 보가츠가 상대 우완 루크 리틀을 좌중간 투런홈런으로 두들기며 7-8로 바짝 따라붙었다.
김하성이 7회 4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라인아웃으로 물러난 가운데 샌디에이고의 드라마를 완성한 건 8회말 타티스 주니어였다. 선두 메릴이 볼넷을 골라 나갔다. 이어 2사후 타석에서 선 타티스 주니어는 우완 애드버트 알조레이의 2구째 84.4마일 낮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펜스를 훌쩍 넘겨 전세를 뒤집었다.
김하성은 타율 0.208(48타수 10안타), 1홈런, 7타점, 6득점, OPS 0.645를 마크했다. 샌디에이고는 6승7패를 마크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를 지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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