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 나와?' 아스날 감독의 여유, "뮌헨 강하긴 한데 어디까지나 과거에 불과"
[OSEN=이인환 기자] "최고의 팀, 뮌헨과 투헬의 팬. 하지만 봐주지 않겠다".
바이에른 뮌헨은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아스날과 경기에 나선다. 일반적으로는 이름값만 보면 뮌헨의 우세가 유력하지만 뜯어보면 경기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뮌헨은 이번 시즌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김민재의 수비 조합이 1월 이후 흔들리면서 급격하게 꺾였다. 급한 불을 에릭 다이어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의 조합이 끄면서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은 모양이다.
지난 2014년 스포르팅 CP를 떠나 토트넘으로 이적한 다이어는 토트넘에서만 공식전 363경기에 출전했다. 2023-2024시즌 10번째 시즌을 맞이한 다이어는 전까지 센터백으로 197경기, 수비형 미드필더로 136경기, 기타 포지션에서 25경기에 나서며 실력과는 관계없이 팀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매 시즌 팀의 주축으로 나섰던 다이어의 입지는 2023-2024시즌 갑자기 줄어들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팀을 떠나고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롭게 부임했고 미키 반 더 벤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주전 센터백으로 나서면서 설 자리를 잃은 것.
그간 토트넘 수비의 약점으로 지목됐던 다이어는 벤치에도 쉽게 앉지 못하는 잉여 자원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뮌헨 이적 이후에는 달랐다. 이적 당시만 해도 뮌헨에서도 '잉여 자원'으로 취급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김민재가 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에 대한민국 대표팀으로 참여,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실력을 증명했고 결국 주전 자리까지 차지했다.
실제로 뮌헨의 주전은 누가 봐도 명백하게 다이어이다. 김민재의 경우는 최근 선발로 나선 5경기서 1무 4패에 그쳤다. 직전 하이덴하임전에서는 4경기 동안 벤치에 앉았다가 마침내 선발 기회를 잡았으나 3실점 모두 관여했다.
김민재는 전반 5분 상대 골키퍼 롱킥 때 공격수 클라인딘스트와 공중볼 경합에서 패하면서 선제골 빌미를 줬다. 추가실점 상황에서도 김민재가 클라인딘스트를 놓쳤다. 후반 36분 결승골은 김민재가 애매한 포지션에서 피어링거의 돌파를 막지 못했다.
말 그대로 3개의 실점에 모두 김민재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특정 선수의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토머스 투헬 뮌헨 감독은 "후반 시작 직후 5분 동안 극도로 경계심이 부족했고 상대와 일대일 싸움은 너무도 약해 승부를 내기 어려웠다"라며 경기를 평가했다.
투헬 감독의 지적이 단순한 선수 탓으로 볼 수 없을 정도다. 실제로 독일 언론에서는 역전패의 원흉으로 김민재를 꼽으면서 너도 나도 최악의 평점을 줬다. 특히 ‘빌트’는 1-5점까지 평점을 부여하는데 김민재에게 최악인 6점을 부여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독일 ‘빌트’는 “김민재가 세 골에 모두 관여하며 최악의 경기를 했다. 오랜만의 선발출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경기 감각도 문제가 있겠지만 나폴리에서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게 만들었던 전진 수비가 독이 된 것이다.
꾸준하게 김민재를 비판하고 있는 독일 '키커'는 김민재에 대한 특집 기사를 내면서 "오랜만에 기회를 준 투헬 감독을 크게 실망시켰다. 솔직히 이제는 자신감 부족인지 필요한 능력이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키커는 "우파메카노의 실수도 실수지만 김민재의 위치 선정도 문제다. 수비 위주의 세리에 A에서는 최고의 수비수였지만 뮌헨에서는 불안하다. 솔직히 제대로 수비하는 모습을 언제 보여줄지 모르겠다. 이제 그 스스로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재의 불안으로 인해 결국 아스날전은 다이어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 PL 최고의 공격진을 자랑하는 아스날 입장에서는 다이어의 등장은 기분 좋은 일. 실제로 미켈 아르테타 감독의 아스날은 토트넘 시절에도 다이어의 느린 발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다이어-더 리히트 조합 역시 도르트문트전에서 상대의 공세에 무너지면서 0-2로 패배한 상황. 아르테타 감독은 UCL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 회견에서 시종일관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면서 승리를 확신하는 모양새였다.
아르테타 감독은 "축구는 워낙 경쟁이 치열하기에 일관성 유지가 어렵다. 뮌헨의 부진이 이상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래도 과거의 뮌헨은 없다. 지난날 뮌헨에게 대패한 것은 과거일 뿐이다. 이제 그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뮌헨은 최고의 팀이고 투헬 감독의 팬이자. 나는 그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그들이 최고의 팀이다"라면서 "내 친구 사비 알론소 레버쿠젠 감독한테 뮌헨의 공략법에 대해 물어봤는지는 비밀이다"라고 여유를 보였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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