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반도체 국가총력전”…투자 인센티브 확대 지시

전슬기 기자 2024. 4. 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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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세계 각국의 반도체 경쟁을 '국가 총력전'으로 규정하며 "투자 인센티브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를 열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반도체 경쟁은 국가 총력전"이라면서 "주요국의 투자 환경과 지원 제도를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해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과감한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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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9조4천억원 투자”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세계 각국의 반도체 경쟁을 ‘국가 총력전’으로 규정하며 “투자 인센티브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미국·일본 등이 반도체 제조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기업에 수조원의 보조금을 약속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또 윤 대통령은 향후 3년간 인공지능(AI)과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 9조4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를 열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반도체 경쟁은 국가 총력전”이라면서 “주요국의 투자 환경과 지원 제도를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해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과감한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8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행정부는 대만 반도체 기업 티에스엠시(TSMC)에 66억달러(약 8조9천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티에스엠시는 400억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주에 팹(반도체 공장)을 두 개 짓고 있는데, 25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세 번째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미국은 텍사스주에 팹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에도 조만간 60억∼7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계획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최대 11조원을 들여 티에스엠시 팹의 자국 내 건설을 유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점검회의에서 “경쟁국 반도체 보조금 전쟁에 대응해 국내 투자 인센티브를 조속히 강구하겠다”고 보고했다. 지난달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 회의’에서 “투자 인센티브 제도 확충 방안을 지속해서 검토하겠다”고 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모양새다. 다만 정부가 기업 보조금을 대폭 키우는 것에 대해선 고민이 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 지출을 억제하는 ‘건전 재정’을 기조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특혜 논란도 뒤따를 수 있다.

이날 회의는 경기도에 조성하고 있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재탕했다. 전력·용수 기반시설 구축에 예산지원을 확대하고, 환경영향평가·토지 보상 기간도 대폭 단축하겠다고 했다. 반도체 분야 등에 설비 투자를 하는 기업에 최대 25% 세액공제를 해주는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기한 연장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인공지능 기술에서 주요 3개국(G3)으로 도약하겠다는 ‘장밋빛 비전’도 내놨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인공지능 기술에서 G3로 도약하고 메모리반도체를 넘어 미래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기 위해 인공지능 반도체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인공지능과 인공지능 반도체에 9조4천억원을 투자하고, 인공지능 반도체 혁신 기업들의 성장을 돕는 1조4천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날 점검회의엔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곽노정 에스케이(SK)하이닉스 사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류수정 사피온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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