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우리 싸움인줄 알았는데' 신한은행 기업대출 조용히 가속페달
신한은행 기업대출 성장 6조원 늘려 1위
'명가' 외친 우리·1등 하나 각각 4조원 늘려
은행들이 지난 1분기에도 기업대출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금리인하 기대감에 회사채 발행 규모가 크게 늘었지만 '우량 기업' 확보에 열을 올린 은행들의 대기업대출도 지난해에 이어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기업대출을 큰 폭으로 확대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에도 나란히 성장했다. 여기에 신한은행도 기업대출 확대에 조용히 가속도를 냈다. 신한은행은 지난 1분기 대기업과 중소기업대출 양쪽에서 은행 중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5대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기업대출 잔액은 781조1515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7조8376억원(2.3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조용히 기업대출 늘렸네
지난 1분기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이 162조4761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조5349억원(2.87%) 늘어났고, 지난해 '기업대출 명가'를 외친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이 전분기대비 4조1368억원(2.90%) 늘어나며 성장을 이어갔다.
이런 와중에 신한은행이 기업대출을 큰폭으로 늘린 점이 눈에 띈다. 지난 1분기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61조976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6조3354억원(4.07%) 늘어나면서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전분기대비 각각 1조3591억원(0.78%), 1조4714억원(1.08%) 성장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비교적 보수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초에도 지난해에 이어 대기업대출과 중소기업대출이 모두 견조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신한은행의 성장세가 가팔랐다. 신한은행 대기업대출은 전분기보다 2조7184억원(10.58%) 늘어났고, 중소기업대출 잔액도 전분기대비 3조6170억원(2.78%)늘어난 133조5570억원을 기록하며 은행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신한은행은 지난 1분기 한국은행이 지원하는 한시특별대출을 적극 알리면서 중소기업 대출자산이 타행 대비 큰 폭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유보분 9조원을 활용해 중소기업에 대한 한시 특별지원을 결정했다.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저리로 자금을 지원하면 중소기업에 더 낮은 이자로 대출을 내줄 수 있다.
우리은행은 11곳에 달하는 주채무계열의 강점을 살려 대기업대출을 크게 늘렸다. 우리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27조5972억원으로, 전분기대비 2조5994억원(10.39%) 늘어났다. 중소기업대출 또한 1조5374늘어나며 1.31%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대출에도 힘을 줬다. 하나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전분기대비 1조8109억원(6.52%) 늘어난 29조5732억원을 기록했고, 중소기업대출 또한 2조7240억원(2.09%) 늘어난 132조902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대기업대출은 전분기대비 3550억원(0.92%) 늘어났고, 중소기업대출은 1조41억원(0.73%) 늘어났다. 농협은행의 대기업대출은 1조1722억원(6.02%)늘린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2992억원(0.25%) 늘어나면서 가장 낮은 증가폭을 보였다.
가계대출 통제에 기업대출 '총력'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지난 1분기 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어났지만, 은행들의 대기업 대출 잔액 증가세는 여전히 지속되는 모습이다.
이는 우량 기업대출 확대 필요성이 커진 은행들이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견기업에 대한 영업을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접어들자 '풍선 효과'로 기업대출 확대에 힘쓰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작년 말 기준으로 GDP 대비 가계부채가 100%를 넘기면서 당국이 은행권 가계부채를 통제하려는 의지가 강해졌다"라며 "은행들은 대출을 줄일 수 없기 때문에 기업대출 확대 필요성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분기 금리 인하 사이클 기대감으로 역대급 회사채 발행이 이어졌는데 약간 등급이 떨어져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을 하기가 어려운 BBB 등급 기업들이 은행 대출을 많이 활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지수 (jiso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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