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터크먼!' 김하성 행운의 3루타 작렬, SD 0:8→9:8 기적의 대역전극 한 페이지 장식했다

양정웅 기자 2024. 4. 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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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김하성. /AFPBBNews=뉴스1
샌디에이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9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서 8회 말 역전 2점 홈런을 터트리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믿을 수 없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김하성(29) 역시 행운의 3루타로 팀 승리에 공헌했다.

샌디에이고는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2024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8점 차 열세를 뒤집고 9-8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팀의 6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4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1삼진을 기록했다. 첫 두 타석에서는 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6회 3번째 타석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주자 두명을 불러들이며 빅이닝에 기여했다.

전날 게임(샌프란시스코전 4타수 1안타)에 이어 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한 김하성은 이전 2경기 무안타 침묵에서 벗어났다. 시즌 타율은 0.205에서 0.208로 올라 1할대 타율로 추락할 위기에서 벗어났다.

샌디에이고는 선발 다르빗슈 유가 3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초반 분위기를 내줬고, 4회에 일찌감치 0-8로 뒤지며 패색이 짙어졌다. 그러나 6회 말 대거 7점을 올리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더니, 8회 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투런 홈런으로 끝내 경기를 뒤집고 말았다.

샌디에이고 김하성. /AFPBBNews=뉴스1
이날 승리로 샌디에이고는 시즌 전적 6승 7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에 위치했다. 반면 허무하게 역전패를 당한 컵스는 6승 4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가 됐다.

샌디에이고는 이날 잰더 보가츠(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주릭슨 프로파(좌익수)-김하성(유격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잭슨 메릴(중견수)-타일러 웨이드(3루수)의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이에 맞선 컵스는 이안 햅(좌익수)-스즈키 세이야(지명타자)-코디 벨린저(중견수)-크리스토퍼 모렐(3루수)-댄스비 스완슨(유격수)-마이클 부시(1루수)-니코 호너(2루수)-마이크 터크먼(우익수)-미겔 아마야(포수)가 나섰다.

기선제압에 나선 건 컵스였다. 2회 초 컵스는 2사 후 호너의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터크먼의 볼넷과 아마야의 사구로 만루를 만들었고, 타순이 돌아온 햅이 풀카운트에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기록하며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이어 스즈키의 볼넷으로 다시 찾아온 만루 기회에서 벨린저의 2타점 적시타로 컵스는 4-0 리드를 잡았다.

2회 말 1사 1, 3루 기회를 날린 샌디에이고는 4회 초 다시 점수를 내줬다. 컵스는 바뀐 투수 페드로 아빌라에게 아마야의 안타와 햅, 스즈키의 연속 볼넷으로 다시 한번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벨린저가 좌익수 쪽 뜬공을 날려 3루 주자 아마야의 득점을 도왔다. 이어 모렐의 2루타와 스완슨의 3루타가 연이어 나오며 컵스는 8-0까지 달아났다. 샌디에이고는 상대 선발 하비에르 아사드에게 5회까지 2안타 2볼넷으로 묶였다.

9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선발 다르빗슈 유. /AFPBBNews=뉴스1
김하성 역시 침묵을 지켰다. 2회 말 프로파의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루에서 등장한 그는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낮은 투심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냈으나 3루 땅볼에 그쳤다. 그나마 진루타가 되면서 주자 2루가 됐고, 캄푸사노의 안타로 샌디에이고는 1, 3루가 됐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4회 말에는 2아웃 이후 나와 불리한 카운트에서 유인구 2개를 연달아 골라내며 풀카운트까지 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몸쪽 높은 투심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이번에도 출루에 성공하지 못했다.

침묵하던 샌디에이고의 방망이는 6회 말 폭발했다. 타티스가 볼넷으로 나간 뒤 크로넨워스가 9구까지 가는 긴 승부 끝에 실투성 커터를 공략해 오른쪽 관중석에 떨어지는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첫 득점을 올렸다. 컵스는 투수를 곧바로 호세 쿠아스로 바꿨지만, 유격수 스완슨의 실책과 프로파의 안타로 샌디에이고는 1사 1, 3루가 됐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낮은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트렸다. 이때 우익수 터크먼이 이를 커트하지 못하면서 공은 펜스까지 굴러갔고, 주자 2명이 모두 들어오는 동시에 김하성은 3루까지 진루했다. 터크먼은 지난 2022년 한화 이글스에서 뛰며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김하성. /AFPBBNews=뉴스1
샌디에이고의 불붙은 공격력은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었다. 캄푸사노의 내야 땅볼로 3점 차까지 만든 샌디에이고는 메릴의 안타에 이어 1번 보가츠가 좌월 투런 홈런을 작렬하면서 순식간에 7-8, 한 점 차까지 쫓아갔다.

턱밑까지 따라간 샌디에이고는 7회 말에도 볼넷 2개로 1사 1, 2루가 됐다. 하지만 김하성이 교체된 투수 헥터 네리스의 패스트볼을 공략해 잘 맞은 타구를 날렸지만 좌익수에게 잡히고 말았다. 이어 캄푸사노도 유격수 땅볼로 아웃되면서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그러나 집념의 샌디에이고는 결국 경기를 뒤집었다. 8회 말 샌디에이고는 2사 1루에서 타티스가 애드버트 알조레이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폭발시켰다. 홈런임을 직감한 타티스는 방망이를 들고 천천히 1루 베이스로 향했다. 8점 차 열세가 뒤집어지는 순간이었다.

샌디에이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왼쪽)가 9일 경기 승리 후 매니 마차도에게 물벼락을 맞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샌디에이고는 9회 초 등판한 마무리 로버트 수아레스가 삼진 2개를 포함해 상대 3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면서 대역전극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승리는 샌디에이고 구단 역사에 남을 기록이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샌디에이고가 8점 차 열세를 뒤집은 건 이번이 4번째라고 한다. 특히 이날은 홈구장인 펫코 파크의 개장 20주년이 되는 날이어서 그 의미를 더했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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