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 7연승이 놀라운 진짜 이유…조상우·김재웅 SV·홀드 없다, 지키는 야구만 되면 ‘반짝돌풍’ 아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조상우, 김재웅이 좀 더 상승세를 탄다면.
키움 히어로즈의 7연승은 마냥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하위권 전력의 삼성 라이온즈를 만나 개막 4연패 이후 4연승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는 시선은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LG 트윈스와의 홈 개막 3연전 위닝시리즈, 시즌 초반 가장 잘 나가던 한화 이글스를 스윕한 건 키움의 경쟁력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키움은 팀 타율 0.271로 6위, 팀 평균자책점 4.78로 6위다. 그러나 팀 득점권타율 0.365로 1위다. 그리고 팀 선발 평균자책점 4.31로 5위다. 타선은 상위타선 위력 극대화, 마운드는 우려한 선발진이 예상과 달리 최악의 출발은 아니다.
그리고 팀 실책이 4개다. 10개 구단 최소다. 단, 그동안 인조잔디를 쓰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은 10개 구단 홈 구장 중 내야 바운드 속도가 가장 빨라 내야수들의 무덤이라는 명성이 자자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를 계기로 메이저리그급 구장으로 탈바꿈했다. 잔디가 푹신해졌고, 바운드 속도가 둔화돼 내야수들의 대처가 용이해졌다는 게 내부 반응이다.
여전히 타선, 선발진의 애버리지를 믿을 순 없다. 객관적 전력상 키움은 여전히 하위권이다. 개막 4연패 후 7연승에도, 아직 133경기가 남았다. 결국 상위타선의 생산력, 선발진의 최소한의 퍼포먼스 발휘, 수비의 안정과 함께 중요한 파트 하나가 남아있다.
불펜이다. 키움은 팀 불펜 평균자책점 5.40으로 리그 8위다. 지난 주말 한화와의 홈 3연전을 스윕했지만, 경기 후반에 조마조마했던 결정적 원인. 5경기에 나간 조상우가 평균자책점 3.86, 4경기의 김재웅이 평균자책점 2.45로 가장 좋다. 이들은 시즌 첫 1~2경기서 실점했으나 이내 제 페이스를 찾고 순항한다.
그런데 이들은 아직 홀드와 세이브가 없다. 홍원기 감독이 8회 조상우, 9회 김재웅으로 못 박고 쓰지 않는다. 개막 4연패 과정을 보면 1~2점 뒤진 상황에도 나갔고, 결정적으로 두 사람을 경기흐름상 세이브 혹은 홀드 상황과 관계없이 승부처에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때문에 6~7회에 나가는 경우도 있었고, 이후 뒤집힌 케이스도 있었다. 이후 7연승 과정에선 타선이 대량득점해 홀드와 세이브 요건이 성립되지 않은 경기가 많았다.
조상우와 김재웅을 제외한 불펜들은 역시 불안정하다. 3경기 평균자책점 1.50의 손현기는 일단 5선발로 발탁, 9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나간다. 문성현이 3경기서 1세이브 평균자책점 6.00, 주승우가 4경기서 2홀드 평균자책점 제로, 전준표가 5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6.75. 이밖에 3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9.00의 김윤하, 2경기 평균자책점 10.13의 김동혁, 2경기 평균자책점 제로의 김인범이 있다.
현 시점에서 마무리가 누군지 불분명하다. 조상우는 경기 중 가장 긴박한 상황에 쓰겠다는 홍원기 감독의 얘기가 있었다. 사화복무요원 복무 전에도 익숙했던 역할. 실질적 마무리는 김재웅. 그러나 꼭 세이브 상황에만 나간 건 아니었다.
결국 키움도 앞선 박빙 승부, 따라가는 박빙 승부에서의 투수 기용 및 운영에 대한 명확한 매뉴얼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이걸 개개인에게 숙지를 시켜도 144경기를 치르다 보면 돌발상황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결국 조상우가 홀드, 김재웅이 세이브를 많이 따내야 박빙 승부에서 키움의 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 두 사람이 불펜에서 가장 좋은 투수이기 때문이다. 일단 7연승 과정에서 이들의 홀드와 세이브가 없는 건 그만큼 타선이 승부처에서 화끈하게 몰아쳤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그만큼 어지러운 경기를 많이 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조상우와 김재웅의 페이스가 점점 올라오고 있는 게 중요하다. 두 사람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키움의 돌풍이 반짝 돌풍이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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