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블록체인 투표 전격 도입
예장통합 서울강남노회 종교계 최초 적용
9일 소망교회서 목사 및 장로 46명 총대 선출
엄격한 신원인증, 위변조 봉쇄, 기록 영구 저장
9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서울강남노회는 종교계 최초로 블록체인 투표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망교회에서 열리는 제74회 정기노회에서 총회총대 선출 선거를 블록체인 기반 투표플랫폼으로 진행됐다. 총회 총대란 개별 노회를 대표하여 총회에 파송되는 대표자를 일컫는다.
개별교회는 대표자를 지역의 노회로 파송하고, 전국 노회는 단일 총회로 파송해 교계의 주요 의사결정을 내린다. 대형 노회인 서울강남노회는 목사와 장로 각각 23명씩 총 46명의 총회 총대를 선출한다. 예장통합 총회뿐 아니라 개신교 다수 교단과 주요 교회들이 블록체인 기반 거버넌스 도입을 검토하면서, 보수적인 종교계가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소통강화와 신뢰 회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블록체인 투표시스템은 당일 진행되는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노회원 본인의 휴대전화에 앱을 설치하고 본인인증 후, 노회 사무국의 유권자 명부 신원확인을 받는 일련의 과정들이 블록체인 기반으로 진행된다.
노회원은 정기노회가 개최되는 당일 본인 휴대전화에 생성된 SBT(SoulBound Token,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소유자의 신원 및 자격 증명 기능을 담은 거래·양도 불가한 토큰)로 현장 출석을 확인받으면 투표권을 얻게 된다.
이날 총 250명의 노회 총회원이 참여해 2건의 투표를 진행했는데, 투표와 개표 및 선거결과 공표까지 총 20분만에 완료됐다. 과거 OMR 투표용지를 사용했을 때보다 선거시간을 절반 이하로 대폭 줄인 셈이다. 치러진 총대선거는 목사회원 후보자 249명, 장로회원 후보자 153명 중 각각 최대 23명을 뽑는 복잡한 투표 구조다. 특히 정기노회 참석자 대다수가 60대였고 보수적인 종교계에 블록체인 거버넌스 기술을 최초 적용했다는 점에서 큰 이목을 끌었다.
올해 10월 열리는 정기노회에서는 새롭게 구성되는 노회 임원진을 뽑는 다수 선거와 안건별 찬반 및 노회 소그룹별 투표에도 블록체인이 적용될 예정이다.
향후에는 평상시에도 온라인을 통해 활발한 의사결정 및 소통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고, 재정 흐름 전반에 대해서도 소속 노회 구성원 모두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유연한 의사결정 체계를 통해 교계 전반에 활기찬 변화와 신뢰 회복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임현철 서울강남노회 노회장(소망교회 장로)은 “이제 휴대폰을 신분증처럼 쓰는 시대가 도래했는데 본인 휴대폰을 활용한 블록체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교계가 세상보다 먼저 도입했다는 데 자부심을 가진다”며 “이를 계기로 한국 교계가 활발한 의사소통과 행정적 진보를 이뤄내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서울강남노회가 도입한 블록체인 거버넌스 투표시스템은 ㈜위메이드가 개발 운영하는 ‘위퍼블릭(Wepublic)’ 플랫폼의 일부 기능이다. 위퍼블릭은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탈중앙화 자율조직)를 구성하고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는 블록체인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이번 한국교회 최초 블록체인 선거 시스템 도입에는 ‘위퍼블릭’ 인프라 디벨롭 파트너 ㈜스웬의 역할이 컸다. 스웬은 편의점보다도 많은 한국 교회를 이웃과 소통하고 청년들이 모여드는 동네 허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비전을 품고 2022년 매일경제신문 사내벤처로 시작한 소셜임팩트 스타트업이다. 전범주 스웬 대표는 “한국교회가 세상 속으로 스며들게 하기 위해 닫힌 공간과 인프라를 이웃과 공유하고, 온라인에선 시공간 제약을 넘어 안팎으로 활발하게 소통하는데 스웬이 소명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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