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의 해? 나도 있다…‘성실의 아이콘’ 김헌곤, 시련 딛고 드디어 빛을 볼 때
삼성은 지난 6~7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개막 2연승 후 8연패에 빠졌던 삼성은 상위권 KIA를 만나 2승1패로 우위를 점하면서 순위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경기 승리의 일등공신을 꼽으라면 단연 삼성 외야수 김헌곤(36)이다.
김헌곤은 6일 경기에서는 9일 경기에서는 1사 3루에서 공민규의 대타로 투입돼 KIA 전상현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내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김헌곤의 안타를 시작으로 김지찬, 김현준의 연속 안타가 나와 한 점을 더 뽑았고 계속된 만루 상황에서 이성규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
7일 경기에서도 김헌곤은 승리의 주역이었다. 3-3으로 맞선 7회 김재혁의 희생플라이로 삼성이 앞서갔다. 그리고 8회에는 김헌곤의 한 방이 터졌다. 이날은 6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던 김헌곤은 팀이 필요할 때 점수를 뽑아냈다. KIA 장현식을 상대로 좌월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김헌곤의 시즌 첫 홈런이 결정적인 순간에 터졌다.
모처럼 김헌곤의 시즌이 제대로 시작됐다.
영남대를 졸업한 뒤 201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36순위로 지명을 받은 김헌곤은 ‘성실의 아이콘’으로 유명하다.
2013시즌까지 1군에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던 김헌곤은 상무 제대 후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에서 타격에 두각을 드러낸 김헌곤은 2017시즌 123경기에 출전하며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을 뛰었다. 이후에도 성실함으로 활약을 이어갔다.
2022시즌에는 야심차게 주장 완장도 달았지만 무게가 적지 않았다. 그 해 80경기 타율 0.192 1홈런 20타점에 그쳤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허리 통증에 시달렸고 시즌 막판에야 1군에 합류해 6경기를 뛰는데 그쳤다.
1988년생인 김헌곤은 ‘용띠’다. 청룡의 해를 맞이해 기운을 받은 것일까. 팀의 중요한 순간에 장타를 터뜨리며 반등을 기대케했다. 주전 외야수 구자욱이 목의 담 증세로 라인업에서 빠진 상황이었기에 김헌곤의 활약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다.
김헌곤은 “오랜만에 선발 출전이었지만 크게 신경 쓴 부분은 없었다”며 “자욱이의 빈자리가 크지만 팀에 보탬이 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고 했다.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불리한 카운트에서 커트하려고 했는데 실투가 들어오면서 홈런으로 이어 진 것 같다”며 “개인적인 홈런 보다는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최근 타격감이 나쁘지 않다”던 김헌곤은 언제든 팀을 위해 뛸 준비가 되어 있다. 그는 “수비든 타격이든 항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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