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전술 훈련 안 해, 콘테는 했는데" 다이어 저격성 인터뷰 충격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재미있게도 그는 (훈련 중) 어떠한 전술적 작업도 하지 않았다."
에릭 다이어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저격'했다. 다이어는 더 오버랩(The Overlap)에 출연해 게리 네빌에게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자신이 버려진 느낌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이어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모든 훈련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 방식을 만들기 위해 짜여졌다"며 "안토니오 콘테 시절엔 눈 감고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당시 주중에 10-0, 워크 수르 등 정말 많은 전술 훈련이 있었다. 훈련을 너무 잘 받아서 몸에 뱄던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4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다이어는 이적 첫해부터 28경기에 출전하면서 토트넘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2015-16시즌엔 무려 37경기에 출전했고 2016-17시즌 36경기, 2017-18시즌 34경기에 나섰다.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하며 팀엔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18-19시즌엔 부상으로, 2019-20시즌엔 부진으로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으나 2020-21시즌엔 센터백으로 정착하며 다시 주전으로 올라섰다. 2021-22시즌에도 35경기, 지난 시즌에도 33경기에 출전했다. 2019-20시즌이 끝난 뒤엔 토트넘 홋스퍼와 계약 기간을 2024년까지 연장했다.
그러나 꾸준한 출전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치를 수록 잦은 실수에 팀 성적 부진이 맞물리면서 다이어를 향한 비판 여론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미키 판 더 펜이 합류하면서 입지가 줄었다. 지난 11라운드 첼시전 교체 출전이 이번 시즌 다이어에겐 첫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퇴장당하고 판 더 펜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다이어에게 기회가 갔다. 시즌 초반 '세 번째 중앙 수비수'로 뛰었던 다빈손 산체스가 갈라타사라이로 이적하면서 1군에 중앙 수비수는 다이어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력 부진에 다이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경기장에서 사라졌다. 12라운드 울버햄턴 원더러스와 경기가 결정적이었다. 이 경기에서 토트넘은 후반 추가 시간에만 두 골을 허용하며 1-2로 역전패했다. 토트넘 출신 방송인 제이미 오하라는 "다이어를 여름에 내보냈어야 한다. 벤 데이비스는 괜찮았다. 센터백이 아닌 것 치고 제 역할을 잘했다. 하지만 내 생각에 다이어는 아니었다. 실수를 두 차례 저질렀다. 두 골 모두 다이어가 못 막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가 건강한 상태로 있는 데에도 불구하고 측면 수비수인 에메르송 로얄과 벤 데이비스를 중앙 수비수로 기용했을 만큼 다이어를 철저하게 배제했다. 전력 외라는 것을 드러내고 다이어에게도 뜻을 전한 셈이다.
반면 다이어가 말한 대로 콘테 감독 체제에선 달랐다. 지난 2021년 콘테 감독은 "다이어는 수비수 포지션에서 세계 최고 선수 중 한 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3백 가운데 수비수 포지션이 다이어에게 완벽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이어는 수비 라인을 리드해야 한다. 다이어는 중앙과 후방에 머물기 때문에 많은 말을 해야 한다.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자리"라며 "다이어는 개선할 여지가 많다. 우린 정말 좋은 선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다이어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강한 미드필더였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도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투명 인간'으로 밀려난 다이어는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쫓기듯 바이에른 뮌헨으로 임대됐다. 그런데 이 임대 이적이 다이어에겐 반등 계기가 됐다. 김민재와 다욧 우파메카노를 제치고 토마스 투헬 감독으로부터 주전 수비수로 자리잡은 것이다. 투헬 감독은 인터뷰마다 다이어를 칭찬하면서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보다 다이어와 더리흐트가 앞서 있다"고 인정했다.
10일 열리는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아스날 원졍 경기에도 선발 출전할 것이 유력하다. 직전 경기였던 하이덴하임전에서 선발 출전한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부진했던 영향이다. 독일 매체 키커는 "하이덴하임전에서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부진했던 것을 고려했을 때 센터백은 고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두 선수는 아스날과 경기에 자신들을 어필하지 못했다. 따라서 어제 휴식을 취한 마티아스 더리흐트와 에릭 다이어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우선적으로 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이어가 김민재를 밀어내고 있는 현상은 영국 내에서도 화제였다.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팀 셔우드는 지난 25일 '스카이스포츠 축구 스페셜'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만들어 낸 반전을 조명했다. 셔우드는 "다이어는 (다욧) 우파메카노와 김민재를 밀어 냈다"고 입을 연 뒤 "우리 모두 다이어를 비판하려 하지만 어떤 감독이 오든 다이어를 쓴다"고 치켜세웠다.
다이어는 지난 5일 디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현재 내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점은 (토트넘에서) 6개월을 잘 견뎠다는 것"이라며 "1월이면 어디로 갈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매일 열심히 훈련했다. 터널 끝에 빛이 보이지 않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이어 "경기에 나서지 못한 6개월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며 "토트넘에서 훈련하며 기회를 기다렸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주 좋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반면 다이어가 불만을 품은 것과 달리 토트넘 선수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대부분 만족해 하고 있다. 주장 손흥미니 특히 그럽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인터뷰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기 전 팀 미팅에서 말하는 방식은 믿을 수 없는 정도"라며 "내 심장이 뛰는 것 같고, 나가서 그와 이 클럽을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항상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유형의 감독이고 매 경기 접근하는 방식과 플레이 스타일은 우리 선수들에게 완벽하다. 우리는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이는 팀에 중요한 것이며 그가 환상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 역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라커룸 대화에 찬사를 보냈다. 매디슨은 "포스테코글루 감독님은 샤흐타르와 프리시즌 경기 중 하프타임에서 우리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우린 1-0으로 앞서 있었고 압박을 멈췄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것이 과거 이전 감독 밑에서 토트넘이 했던 방식이고 이로 인해 비용이 발생했다'고 했다. '우린 계속 전진해야 하며 절대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정말 훌륭한 동기부여 연설가"라며 "선수들과 이야기할 때 거의 알파메일과 같다. 그가 말할 때 모두가 듣고 있다. 눈도 깜빡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축구와 비교하기 위해 실생활의 것들을 활용한다. 그의 연설을 하나도 듣지 못했다면 설명하기 어렵다. 그는 그것을 삶·가족과 연관 짓는데, 이를 들으면 그를 위해 뛰고 싶게 만든다. (연설에)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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