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따라 하다 중독”…‘온라인 도박’에 빠진 청소년 [친절한 뉴스K]
[앵커]
청소년들 사이에서 온라인 불법 도박이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부모가 감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인데요.
청소년 온라인 도박,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왜 위험한지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온라인 도박 광고 사이트입니다.
'안전하다'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까다로운 인증도 필요하지 않은데요.
쉽게 접속할 수 있는데다 온라인 게임이라고 생각돼 범죄라는 경각심도 낮습니다.
문제는 이런 불법 온라인 도박에 청소년들이 빠져들고 있다는 겁니다.
[A 군/19살/음성변조 : "동네에서 친구들이랑 형들이 (도박을) 다 해서 재밌어 보여서…"]
[B 군/18살/음성변조 : "돈이 없던 친구들도 갑자기 오토바이도 사고 비싼 옷들 같은 걸 사니까…"]
온라인 게임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B 군/18살/음성변조 : "사이트를 이름만 받으면 인터넷에다 쳐서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하지만 일상은 순식간에 망가졌습니다.
[A 군/19살/음성변조 : "한때 잠도 많이 못 잤어요. 뭘 해도 집중이 안 되고 (학교에) 제대로 나가지도 못하고…"]
[C 군/19살/음성변조 : "기본적인 의식주가 좀 힘들었어요. 밥도 거르고 씻지도 않고…"]
온라인 도박으로 검거된 청소년은 1년 새 3배나 늘었습니다.
대부분 친구나 지인을 통해 온라인 도박을 시작했는데요.
이렇게 중독에 빠진 청소년들은 도박 빚을 갚기 위해 결국 학교폭력과 마약 배달 등 심각한 2차 범죄에 노출됩니다.
[A 군/19살/음성변조 : "친구들이나 누구한테 빌렸을 때도 있고, 심한 애들은 몇천만 원 사기를 치거나…."]
[B 군/18살/음성변조 : "불법적인 일을 통해서 돈을 모았던 것 같아요. 계정 사기 같은 거나 물건 사기 같은 거…."]
온라인 도박 조직들은 청소년들을 이른바 '총판'으로 고용해 도박 사이트 홍보에 이용합니다.
[도박 사이트 '총판'/음성변조 : "3.4배 20만, 총 118만 원 환급받아 왔고요."]
해외에 거점을 두고 판돈 5천억 원대의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국내 조직 총판엔 중학교 2학년 학생도 있었습니다.
도박에 중독된 청소년들이 또다시 다른 청소년을 끌어들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때문에 불법 도박 사이트나 관련 광고를 신속히 차단해야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습니다.
[조호연/시민단체 '도박 없는 학교' 교장 : "사이트 안에 (IP가) 500개~1,000개 정도가 들어가 있어요. (방심위가 몇 달이 걸려서 IP 하나를 차단해도) 차단도 안 되거니와 효과도 없어요."]
현재 10여 곳뿐인 도박 중독 청소년에 대한 치유 시설 확충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하동진/서울경찰청 청소년보호계장 : "엄청 많이 늘어나는 도박 공급자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수요자를 감소시킬 수 있는 이런 정책도 같이 병행을 해야 된다…."]
실제로 경찰이 도박 중독 청소년들을 치유원에 인계한 결과, 10명 가운데 8명꼴로 도박 중독에서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독에 빠졌던 청소년들은 애초에 시작조차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그만큼 한번 손대면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건데요.
청소년의 미래를 파괴하는 온라인 도박은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을 가져야겠습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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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희 기자 (3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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