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롯데 만루홈런 윤동희, “이런 상황에 나와야죠” 1군 2년차에 팀 생각하는 마음은 더 커진다
타자라면 언젠가는 만루 홈런을 쏘아올리는 꿈을 꾸지 않을까. 롯데 윤동희(21)에게는 그 ‘언젠가’가 지난 7일 사직 두산전에 찾아왔다.
윤동희는 이날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7회말 1사 만루의 상황에서 타석에 섰다.
이학주의 우전 안타, 유강남의 몸에 맞는 볼, 최항의 좌전 안타 등으로 누상에 주자가 모두 깔렸다.
윤동희는 바뀐 투수 최지강의 3구째 146km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타구는 쭉쭉 뻗어가 좌측 담장을 넘겼다. 만루 홈런이었다.
심지어 팀이 0-2로 뒤져있던 상황에서 한꺼번에 4득점을 올린 홈런이었다.
그러나 이날 윤동희의 만루 홈런은 하마터면 빛이 바랠 뻔 했다.
롯데 불펜이 8회초 4실점을 허용했고 다시 승부가 뒤집혀진 것이다. 롯데는 만루 홈런이 나오고도 패배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8회말 롯데가 2득점에 성공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고 연장 10회말 이주찬의 끝내기 1타점 2루타가 터지면서 기나긴 승부의 방점을 찍었다. 이날 경기 시간은 4시간 8분이나 걸렸다.
윤동희는 자신의 홈런보다 팀의 승리에 더 기뻐했다. 그는 경기 후 “중요한 순간에 홈런을 칠 수 있어 뿌듯하다”면서도 “‘이런 상황에’ 홈런이 나와야지 팀에 도움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팀을 더 생각했다.
야탑고를 졸업한 뒤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2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윤동희는 데뷔 첫해까지만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선수였다. 그 해 1군에서 4경기를 뛰는데 그쳤다.
심지어 처음 포지션은 내야수였다. ‘입스’에 팔꿈치 통증까지 겪으면서 수비 위치도 외야수로 바꿨다.
이런 시련의 시간을 거쳤던 윤동희는 지난해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서 개막을 맞이하면서 야구 인생의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정규시즌을 풀타임으로 뛰면서 107경기에서 타율 0.287 2홈런 41타점 등을 기록하며 주전 한 자리를 꿰찼다. 게다가 9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서 막차를 타 금메달을 이끌었고 11월에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참가하며 두 번이나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2년차를 맞이하는 선수들에게 “정말 준비를 잘 해야한다”며 거듭 강조하곤 했다.
윤동희에게는 이런 걱정들이 ‘기우’였다. 시련의 시간이 있었기에 윤동희는 결코 자만하지 않았고 비시즌 동안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에 몰두했다. 그리고 이제는 사령탑이 가장 믿는 선수가 됐다.
김민석이 부상으로 빠지고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는 KBO리그 첫 해란 걸 감안해서 윤동희가 외야의 중심을 맡게 됐다. 타선에서도 1번 타순에 이름을 올려 공격 첨병의 역할도 함께 수행했다.
윤동희는 지난달 2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전에서 담장으로 몸을 날려 공을 잡아냈다. 얼굴을 부딪혀 타박상을 입을 정도였다. 지난 6일 사직 두산전에서는 허벅지 안쪽 통증으로 경기 중반 교체돼 우려를 샀으나 다행히 털어내고 다음날 경기에도 출전했다.
어느새 윤동희는 롯데에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윤동희 역시 이에 걸맞는 마음 가짐을 가졌다.
윤동희는 만루 홈런에 대해서도 “지난해 만루 홈런을 칠 기회가 있었다가 아쉽게 놓쳤는데 못했던 것을 해낸 것 같아서 ‘좀 더 발전했구나’라고 돌아볼 수 있었다”고 했다.
선배들의 조언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윤동희는 “황성빈 형이 좋은 수비 다음에 좋은 타격이 된다고 이야기해줬는데 그 말 덕분에 잘 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또한 “헤매고 있을 때 이정훈 형이 와서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고 감독, 코치님들도 많이 도와주셨다”고 했다.
롯데는 올시즌 개막 초부터 주춤했다. 아직도 순위는 하위권이다. 다행히 두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면서 치고 올라갈 힘을 받았다.
윤동희는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한 경기 한 경기 정말 최선을 다 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만큼 결과가 따라오지 않아서 아쉽기도 했지만 오늘 그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늘 분위기를 다음 시리즈로 가져 가는게 중요할 것 같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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