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품달’ 우주쇼에 8조원이 움직였다

박세희 기자 2024. 4. 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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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에 달이 가까워지더니 어느 순간 완전히 가려졌다.

한낮의 어둠, 그 초월의 순간은 지켜본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선사했다.

약 500만 명이 이 희귀한 우주쇼를 직접 보기 위해 이동했고 완전한 개기일식이 관측되는 지역의 호텔과 그곳으로 향하는 항공편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갑작스러운 어둠에 기온이 순간적으로 낮아지자 겉옷을 여미며 팔뚝을 문지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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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 7년만의 개기일식에 들썩
500만명 ‘명당’ 찾아 대이동
호텔·항공편 등 일찌감치 매진
커플 500여쌍 합동 결혼식도
나사, 연구로켓 3대 차례로 발사
특별한 순간 8일 미국 인디애나주 블루밍턴에서 관측된 개기일식의 시간대별 모습. 태양 일부가 달에 가린 부분일식부터 태양이 완전히 달에 가린 개기일식까지가 북미에서 온전히 관측된 것은 2017년 이후 약 7년 만이다. AFP연합뉴스
8일 오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 몰에서 사람들이 일식 관측 안경을 쓰고 개기일식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태양에 달이 가까워지더니 어느 순간 완전히 가려졌다. 한낮의 어둠, 그 초월의 순간은 지켜본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선사했다.

8일 멕시코를 시작으로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대륙을 가로질러 나타난 개기일식에 북미 전역이 들썩였다. 약 500만 명이 이 희귀한 우주쇼를 직접 보기 위해 이동했고 완전한 개기일식이 관측되는 지역의 호텔과 그곳으로 향하는 항공편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500여 쌍의 커플들은 이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며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개기일식은 멕시코 일부 주에서 관측되기 시작해 동북부 쪽 대각선 방향으로 미국 텍사스, 오클라호마, 아칸소, 미주리, 일리노이 등을 통과했다. 북미에서 관측되는 개기일식은 2017년 8월 21일 이후 약 7년 만으로 다음 개기일식은 2044년 8월 23일에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ABC, CNN 등 미국의 주요 방송들은 아침부터 특별방송을 편성해 개기일식 관련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했고, 시민들은 개기일식을 잘 관측할 수 있는 곳곳의 ‘명당’으로 모여들었다. 이번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약 500만 명이 이동한 것으로 추정됐다. 개기일식을 바라본 시민들은 “정말 놀라운 일이야”라며 연신 감탄했고 “더 좋은 일이 있길!”이라고 외치며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어둠에 기온이 순간적으로 낮아지자 겉옷을 여미며 팔뚝을 문지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날 오후 완전한 개기일식이 지나간 아칸소주 러셀빌에서는 ‘일로프 앳 더 이클립스’(Elope at the Eclipse)라는 이름의 대규모 합동결혼식이 열려 358쌍의 커플이 결혼식을 올렸다. ‘일로프’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달아나는 것을 말한다. 오하이오주의 작은 마을 티핀에서도 무료 합동결혼식이 열려 150쌍의 커플이 이날 부부가 됐다.

이날 개기일식으로 인한 경제효과가 8조 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왔다. 경제분석회사 페리먼그룹은 이번 개기일식이 미국 10여 개 주의 호텔, 레스토랑, 여행 등 산업에 붐을 일으켜 총 60억 달러(약 8조1180억 원)에 달하는 경제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모처럼 성사된 우주쇼로 과학계도 태양계 관측에 분주했다. 나사(미 항공우주국)는 일식 전과 진행 중, 일식 후에 3대의 연구 로켓을 차례로 발사해 지구 대기 상층인 전리층의 온도와 입자 밀도, 전기·자기장 변화 등을 측정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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