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쟁의 찬성’ 74%… 창사 이래 첫 ‘파업리스크’ 직면

김만용 기자 2024. 4. 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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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조합원 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삼성전자가 창사 55년 만의 파업 리스크에 직면했다.

삼성전자는 노조의 쟁의권 확보에 대해 "언제나 대화의 창을 열어두고,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해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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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이견에 돌입 가능성 낮지만
반도체 경쟁력 유지 걸림돌 우려
뉴시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조합원 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삼성전자가 창사 55년 만의 파업 리스크에 직면했다.

현재 쟁의 여부를 놓고 복수노조 간 이견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어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반도체 주도권을 둘러싼 국가 및 진영 간의 대결이 첨예화하는 상황에서 자칫 노조 리스크가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초격차 경쟁력 유지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4년 임금·복리후생 교섭에 참여한 5개 노조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5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 찬반 투표를 진행, 전체 조합원의 74%에 달하는 찬성으로 쟁의를 결정했다. 다만, 쟁의 투표에 참여한 노조인 사무직노동조합(1노조)과 구미네트워크노동조합(2노조), 동행노동조합(3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4노조), DX노동조합(5노조) 가운데 DX노조는 단체행동에는 동참하지 않기로 해 당장 파업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DS부문(반도체) 중심의 전국삼성전자노조가 쟁의를 주도하고 있지만, 조합원 수가 그다음으로 많은 스마트폰·가전 사업장의 DX노조가 쟁의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평소 막대한 성과급을 받으며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반도체 사업장의 직원들이 반도체 경기 침체에 따라 대규모 적자가 난 상황에서 쟁의를 주도하는 데 대한 사내 반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현재 삼성전자 블라인드엔 “회사가 어려워도 내 월급부터 올려달라는 사람들을 누가 지지하겠냐”는 글이 올라와 있다.

쟁의에 참여하는 노조들은 오는 17일 경기 화성 삼성전자 DSR타워에서 평화적인 쟁의 행위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당장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 중단 등과 같은 직접적인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노사 간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은 채 파업으로 치닫는다면 한 치 앞으로 내다볼 수 없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발목이 잡힐 수 있다. 이미 반도체 패권 경쟁은 국가를 넘어 진영 간 대결로 확전되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가전 쪽에선 중국의 영향력이 급팽창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노조의 쟁의권 확보에 대해 “언제나 대화의 창을 열어두고,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해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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