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이정후' 이주형 "형이 한 건 했다길래 혜성이 형인 줄 알았어요"

김수근 bestroot@mbc.co.kr 2024. 4. 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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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조언 받은 후계자' 이주형 "끝내기 친형에게 밥은 제가 사야죠"

키움 이주형에게 지난해는 야구 인생에 전환점이었습니다. 키움으로 팀을 옮긴 후 기대주에서 주축으로 거듭났습니다. 'ㅇㅈㅎ'이라는 이름의 초성이 같고, 좌타자에, 내야수로 입단해 외야수로 전향한 점까지 비슷해 팬들은 '제2의 이정후'로 부릅니다. 물론 그만한 잠재력까지 기대하는 수식어겠죠.

부상으로 조금 늦게 올 시즌을 시작했지만, 이주형은 올해도 뜨겁습니다. 최하위라는 평가에도 이주형의 활약 속에 키움은 2022년 6월 이후 약 2년 만에 7연승을 내달렸습니다.

Q. 4월 7일 경기에서 극적인 수비를 앞세워 승리했습니다. A. 펜스에 부딪힌 건 아무 문제 없어요. 펜스는 의식하지 않고, 잡을 수 있겠다고 계속 뛰어갔습니다. 그때가 3대 3 동점이어서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구나, 수비로는 사기를 올렸다고 생각했습니다.

Q. 바로 다음 공격에서 장타를 치고 3루에서 잡혔는데요. A. 2루로 가면서 봤을 때 아직 중계 플레이가 안 돼서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그냥 바로 뛰었어요. 1사 2루랑 1사 3루는 저희 팀 다음 타자가 느끼는 압박이 덜할 거라고 생각해서 3루로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2루 밟고 제 속도가 확 줄더라고요. 제가 아웃돼서 김혜성 선수가 끝내기 홈런을 쳤는데 그게 더 멋있으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생일날(지난 2일) 3안타를 포함해 5할 타율입니다. 류현진 선배를 상대로 안타도 쳤고요. A. 작년에는 너무 당겨치는 타구가 많아서 올해는 다양한 곳으로 타구를 보내려고 연습을 많이 했는데 잘 돼서 꾸준히 할 생각입니다. 류현진 선배는 대투수라 첫 타석은 위축됐어요. 못 쳐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쳤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Q. 비결이 뭘까요? A. 부상 이후에 2군에서 경기를 했으면 감이 안 좋든 뭔가 생각이 많았을 것 같은데 1군에서 시합을 뛰니까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하고 쳤어요. 이제 5경기밖에 안 했으니까 또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제 2의 이정후'로 불리는데 보고 배우려고 하는 게 있나요? A. 정후 형 최근에 치는 영상이라든지 훈련 방법 같은 거 유튜브로도 많이 나와 있어서 그런 것도 봤고요. 타이밍 잡는 법, 구종에 대한 대처법이라는 걸 한 마디씩 툭툭 던져주셨는데 그걸 생각하고 쳤을 때 좋은 결과가 나와서 좀 더 확신을 가지고 이제 쳤던 것 같아요.

Q. '제2의 이정후'라는 수식어는 어때요? A. 정후 형이랑 비교해주고 그런 수식어가 붙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의미 있죠. 그 말을 계기로 더 좋은 선수가 되라는 말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Q. 지난해 트레이드가 많은 걸 바꿨네요. A. 팀 안 옮겼으면 지금 계속 1, 2군 왔다 갔다 하면서 계속 그렇게 생활했을 것 같습니다.

Q. 포지션도 키움에서 외야로 바꿨죠? A. LG에 있을 때는 솔직히 주포지션이 없었다고 보는 게 맞죠. 제 자리를 못 찾고 있었어요. 키움에 와서 홍원기 감독님께서 '제일 편하고 잘할 수 있는 포지션이 어디냐'고 해서 외야수가 하고 싶다고 했어요. 제가 1군에서 아무것도 보여준 게 없는 선수인데 바로 선발로 기용해주셨어요. 자신감도 심어주셨고요. 팀을 옮기게 된 이후로 꼭 다른 선수가 되자는 마음을 가지고 했던 게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Q. 4월 7일은 형인 롯데 이주찬 선수의 안타까지 있어서 더 의미가 깊었을 거 같아요. A. 경기 끝나고 씻고 있는데 김휘집 선수가 '너희 형 한 건 했어. 끝내기 쳤어'라고 하더라고요. 우리 형이라길래 전 혜성이 형인 줄 알고 '그래 혜성이 형 한 건 했지' 라고 했더니 '아니 너 친형 끝내기 쳤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래서 후딱 달려가서 핸드폰으로 확인했는데 정말 쳤더라고요. 그래서 카톡으로 축하한다고만 말하고 전화는 안 했어요. 연락 많이 와서 정신없을 것 같아서요.

Q. 기분이 어땠어요? A. 1군에 있는 것만으로도 형한테 동기부여가 될 것 같고요. 백업으로 시작해서 계속 시합 나간다는 게 힘들다는 걸 저도 알기 때문에 공감도 많이 됐고요. 계속 이렇게 항상 발전해서 좀 더 좋은 선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Q. 4월 12일부터 사흘간 고척에서 롯데와 맞붙는데, 같이 식사 해야죠. A. 그때까지 형이 1군에 남아 있으면 사줘야죠. 제가 그래도 지금은 제가 형보다 월급 많이 받으니까요(웃음). 제가 사직으로 원정 가면 형이 사주고 형이 또 이쪽으로 오면 또 제가 사주고 이렇게 하는 게 맞고요.

Q. 주전으로 치르는 첫 시즌이 될 것 같은데 목표가 있을까요? A. 그냥 매일 하루하루 어제보다 나은 선수가 되고 싶고 그냥 더 매년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아직 프로에서 제대로 한 시즌도 안 뛴 선수이기 때문에 안 다치고 꾸준히 하는 선수로 지금 목표하고 있습니다.

김수근 기자(bestroo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sports/article/6587642_364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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