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짜기에 있는 병원, 빅5 콧대 제대로 꺾었다…인구소멸시대 지역병원의 생존법 [기자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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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전남대병원의 풍경은 도심 속 대형 병원과 다르다.
서울 시내 대형 병원이 하늘 높이 솟은 수십 층의 새하얀 대형 빌딩 위압감을 드러낸다면, 화순전남대병원은 살구색의 10층도 되지 않는 낮은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 편안한 느낌을 준다.
2004년 화순전남대병원이 개원할 때 인구 6만명의 화순군에 상급종합병원을 건립한다는 것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았다.
서울 대형 병원에 환자가 몰리는 것은 화순전남대병원이 성공한 원인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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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전남대병원의 풍경은 도심 속 대형 병원과 다르다. 우선 푸르른 만연산이 병풍처럼 병원을 감싸고 있다. 서울 시내 대형 병원이 하늘 높이 솟은 수십 층의 새하얀 대형 빌딩 위압감을 드러낸다면, 화순전남대병원은 살구색의 10층도 되지 않는 낮은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 편안한 느낌을 준다.
그 결과 환자가 병원에 몰리게 됐고, 많은 환자를 다루며 의료진의 실력도 성장했다. 의료진의 실력이 향상되면서 환자가 더 몰리게 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졌다.
아직 화순전남대병원은 특이한 예시일 뿐이다. 큰 병에 걸리면 서울에 가야 한다는 게 상식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22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연보’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의료기관을 이용한 진료실 인원수 10명 중 4명이 다른 지역에서 유입된 환자다.
서울 대형 병원에 환자가 몰리는 것은 화순전남대병원이 성공한 원인과 같다. 실력이 좋으니 환자가 몰리고, 환자가 몰리니 실력이 좋아지는 ‘뫼비우스의 띠’다. 여기엔 ‘빅5’를 비롯한 유명 대학의 이름이 한몫했다. 인구소멸시대 지역 의료의 생존길은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의 노력과 사회 인식 전환이 필수다.
하지만 병원도 스스로 변해야 한다. 병원도 브랜드다. 단순히 가까우면 사람이 오겠지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소비자인 환자에게 각인시킬 만한 확실한 요소와 남다른 특장점이 없다면 외면받는다.
지역 병원이 살아남지 못한 건 구조적 문제뿐만 아니라 병원들 노력이 부족했던 것도 있다. 지역 병원이 차별화된 노력을 한다면 환자는 어디든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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