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청소년, 3분의 1이 우울증 “전쟁이 아이들 정신 망쳐”
장기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피해 지역 유아·청소년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역의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크라이나 보건부 법의학·정신의학 연구소는 이번 전쟁으로 난민이 된 청소년 7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통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달 6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2024 유럽정신의학회(EPA)에서 공개됐다.
연구진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지역에서 난민 생활을 하고 있는 청소년 785명을 대상으로 실향 후 6~12개월간 추적 관찰을 통해 정신 건강 변화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 참가자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발생률은 초기 6개월간 9.8%에서 1년 후 21.9%로 증가했다.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는 10.2%에서 12.7%로, 우울장애는 22.3%에서 33.3%로, 품행장애는 15.4%에서 18.0%로 늘었다. 다만 불안 장애는 실향 초기에 30.8%에서 1년 후 11.5%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청소년의 경우 정신 장애 발병률이 더 높은 경향성을 보였다. 또 기존에 정신 질환을 겪고 있던 아동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또 전쟁이 난민 유아·청소년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역의 유아·청소년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한 고립 때문에 정신 질환에 노출된 유아·청소년이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분쟁 지역에 직접적으로 거주하지 않아도 언론 보도를 통해 공포와 불안감이 확산된다고 분석했다.
이고르 마르센코브스키 우크라이나 보건부 법의학·정신의학 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2022~2023 우크라이나 아동 인구의 정신 건강 상태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며 “아동이 전쟁의 정서적 결과에 대처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사회 서비스에서 트라우마에 기반한 접근 방식을 갖춰야 하고, 전쟁으로 실향민이 된 가족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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