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자신감' 롯데GRS, 해외 시장 다시 노린다

정혜인 2024. 4. 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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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네시아 등 해외사업 줄줄이 철수
실적 호조로 재도약 발판…미국 법인 설립
베트남 등 동남아 이어 미국까지 영토 확장

롯데GRS가 미국법인을 세우고 해외 시장 확대에 다시 박차를 가한다. 롯데GRS의 해외사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몇년 새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지난해 큰폭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다시 신규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말 미국 매장 오픈 목표

롯데GRS는 지난해 1억3000만원의 자본금을 들여 미국 법인 롯데GRS USA(LOTTEGRS USA, INC.)를 설립했다. 미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다. 앞서 롯데GRS는 지난해 5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외식산업 박람회 'NRA쇼(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 Show)'에 처음으로 참여했다. 북미 진출 가능성 타진을 위해서다.

롯데GRS는 NRA쇼에서 롯데리아 대표 메뉴인 '불고기버거'와 '전주비빔라이스버거' 시식회를 가졌다. 특히 이 행사에는 차우철 롯데GRS 대표가 직접 시식회를 운영하며 현지 반응을 살폈다.

/사진=Lotte F&G Vietnam 페이스북 캡처

업계에서는 롯데GRS의 미국법인 설립으로 현지 시장에 본격적인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있다. 롯데GRS는 미국 시장에 동남아 시장과 같은 마스터프랜차이즈(MF) 형태가 아닌, 직영 체제를 우선적으로 검토 중이다. 사업 검토가 끝나고 이르면 내년 말께 미국 내에 매장을 낸다는 목표다.

이번 미국법인 설립으로 롯데GRS가 직접 보유한 해외법인은 롯데F&G베트남(Lotte F&G Vietnam)을 포함해 총 두 곳으로 늘었다. 롯데F&G베트남은 롯데GRS가 지난 2020년 롯데웰푸드와 함께 설립한 베트남식자재 기업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미국 시장 상황과 함께 진출 지역, 메뉴 개발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미국법인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사업 접고 또 접고

롯데GRS는 200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낸 곳을 찾기가 어렵다. 이때문에 최근 수년 동안 여러 해외법인을 정리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롯데GRS는 2018년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당시 주요 해외 자회사들을 롯데지주에 이관했다.

이후 롯데지주는 롯데GRS의 부진한 해외법인들을 순차적으로 정리했다. 2018년에는 중국에서 크리스피크림 사업을 벌이던 해외 법인 두 곳(KKD Lotte Holdings, (Krispy Kreme Lotte(Shanghai) Co. Ltd.)을 청산했다. 이어 2019년 일본에서 버거킹을 운영하는 법인(Burger King Japan Co.,Ltd.)을 매각했다. 

지주사 설립 후 3년이 지난 2021년 롯데GRS는 롯데지주로부터 해외법인들을 재인수할 요건을 갖췄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하며 재인수를 연기했다. 그해 롯데지주는 중국에서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를 운영하던 낙천리(북경)찬음관리유한공사를 청산하고 중국 사업을 정리했다. 인도네시아 롯데리아 역시 철수를 결정하면서 인도네시아 법인(PT. LOTTERIA INDONESIA)마저 청산했다.

롯데GRS가 2018년 롯데지주로 넘긴 해외법인 중 남은 곳은 베트남롯데리아(Vietnam Lotteria Co.,Ltd.)뿐이다. 베트남롯데리아는 아직 롯데지주로부터 환수하지 못해 롯데지주가 보유하고 위탁 관리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베트남롯데리아는 베트남에서 롯데리아를 직영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매장 수는 260곳이다. 베트남롯데리아 역시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딱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매년 수십억원 대의 연간 순손실을 냈다.

현재 롯데GRS는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몽골 등 동남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베트남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다. 마스터프랜차이즈는 프랜차이저가 현지 파트너사에 브랜드 사용 권한과 사업 운영권 등을 주고 로열티를 받는 방식이다.

실적 호조에 자신감…매출 1조원 겨냥

이처럼 해외법인을 정리하는 데 집중했던 롯데GRS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최근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롯데GRS는 2021년 선임된 차우철 대표 체제 하에 지속적으로 브랜드 재정비와 체질 개선 작업을 벌여왔다.

이 같은 노력 끝에 롯데GRS의 지난해 매출액은 9242억원으로 전년보다 18.3% 늘었다.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을뿐만 아니라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1.8%증가했다. 올해는 매출 1조원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해외 사업 역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로 진출한 국가들의 경우 매장 수는 그대로임에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10% 가량 늘었다. 롯데F&G베트남의 경우 아직 적자 상태이기는 하지만 매출액이 전년보다 두 배 늘었다. 이런 성과 덕에 차 대표는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일 송파구 삼전동에 위치한 롯데GRS 신사옥 ‘GRS 79 SQUARE’ 개소식에서 (왼쪽부터)롯데GRS 황문호 사외이사, 차우철 대표이사, 최성민 노동조합위원장, 신동권 사외이사, 이황 전 사외이사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롯데GRS 제공

롯데GRS는 계속 해외 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직영 위주로 운영 중인 베트남 롯데리아 사업을 가맹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베트남의 주변 국가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생각이다.

국내에서도 실적 개선을 위한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롯데GRS는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등 FC사업의 매장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푸드테크 등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또 컨세션 사업 수주를 늘리고 임대 매장을 확대 운영한다는 목표다.

이뿐만이 아니다. 신규 브랜드를 통해 프랜차이즈 사업 강화에도 나선다. 롯데GRS는 지난달 수제 초콜릿 디저트 카페 '쇼콜라 팔레트'의 첫 매장을 선보였다. 쇼콜라 팔레트는 롯데GRS가 빌라드샬롯 이후 10년만에 내놓은 새 브랜드다.

롯데GRS 관계자는 "2022년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흑자 경영을 이뤄온만큼 올해도 지속적인 경영 지표 개선을 통한 경영 성과 창출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혜인 (hi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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