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황제’ 김연경, 다음 시즌도 코트에서… “솔선수범 할 것”

선수 은퇴를 고심하던 김연경(36·흥국생명)이 지난 8일 “내년 시즌 많은 팬들을 위해서 한 번 더 도전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전날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시상식에서 이렇게 밝혔다. 김연경은 이날 2년 연속 여자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라 자신의 최다 수상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3-2024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 흥국생명 김연경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연경은 시상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은퇴를 미룬 배경에 대해 “올 시즌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그와 관계없이 시즌 중반부터 어느 정도 결정을 했었다”면서 “작년에 비해 개인 성적이 더 좋기도 했고 아직 제 배구를 보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다는 점이 제일 컸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도 올해도 아쉽게 2등을 하면서 내년은 더 부담되는 시즌이 될 것 같다”면서 “그걸 이겨내고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최정상에 있는 모습을 한 번 더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기록적으로는 괜찮았지만 사실 많이 힘들었다”면서도 “현역 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에 MVP를 탔다는 것이 감사하다. 내년에도 일곱 번째 수상에 도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3-2024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 흥국생명 김연경이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추후 은퇴 계획에 대해서는 “(은퇴를 결정한다면) 미리 얘기하고 시즌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들 마음의 준비는 같이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다음 시즌도 흥국생명과 함께할 계획이다. 다만 김연경은 “자유계약선수(FA) 계약 조율 과정에서 감독님이 ‘더 편안한 배구’, ‘우승할 수 있는 배구’를 (약속)했는데 잘 지켜졌는지 모르겠다. 그 말을 믿었던 제가 너무 순진하지 않았나 싶다”며 “개인적으로 아쉽고 구단도 아쉬운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구단에서도 분명히 선수 보강에 최선을 다해주시리라 믿는다, 우승 갈망이 있고 팀에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선수가 오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저도 솔선수범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