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케인은 잊어라' 손흥민, 커리어 3번째 10-10 눈앞...20-10·득점왕·도움왕 '꿈의 기록'도 도전
[OSEN=고성환 기자] 이제는 해리 케인(31, 바이에른 뮌헨)은 잊을 때가 됐다. '캡틴'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케인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우며 '10골 10도움'까지 단 1도움만 남겨뒀다. 20골-10도움도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토트넘은 2023-2024시즌 개막을 앞두고 '에이스' 케인을 잃었다. 트로피에 목 말랐던 그는 10년 넘게 몸 담았던 토트넘을 떠나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했다.
새로 부임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으로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케인은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자(280골)인 데다가 직전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PL) 30골을 몰아친 월드클래스 골잡이기 때문. 게다가 그는 득점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패스로 손흥민과 좋은 호흡을 자랑했기에 더욱 뼈아팠다.
이적시장 막판에 성사된 이적이었기에 대체자를 구할 시간도 많지 않았다. 토트넘은 2003년생 유망주 알레호 벨리스와 브레넌 존슨 등을 데려왔지만, 케인 대체자로 보기엔 어려웠다. 여기에 시즌 초반 히샬리송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고민이 깊어졌다.
해답은 역시 손흥민이었다. 그는 지난해 9월 번리전부터 중앙 스트라이커로 변신하며 원톱 역할을 맡았고, 첫 경기부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손흥민은 이후로도 뜨거운 득점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는 작년 9월 PL 이달의 선수로 뽑혔고, 지난 3월 이달의 선수 수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려뒀다.
시즌 종료까지 7경기가 남은 상황. 손흥민의 현재 성적은 리그 15골 9도움이다. 토트넘 내 최다 득점이자 최다 도움이며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득점 공동 6위, 도움 공동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제 손흥민은 단 1도움만 추가하면 개인 통산 3번째 '10-10'을 달성하게 된다. 그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안방에서 열린 2023-2024시즌 PL 32라운드 노팅엄전에서 후반 7분 미키 반 더 벤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9호 도움을 올렸다.
손흥민에게 10골 10도움은 낯선 일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19-2020시즌(11골 10도움)과 아시아 선수 최초로 10-10클럽에 가입했고, 2020-2021시즌에도 17골 10도움을 올렸다. 올 시즌에도 1도움만 더 올리면 3번째 10-10 클럽 기록을 쓰게 된다.
10골 10도움은 그야말로 완성형 공격수의 상징이다. 단순히 득점만 많이 하는 게 아니라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까지 만들어 줄 수 있는 선수여야만 달성할 수 있다.
실제로 10-10 클럽은 PL 역사를 통틀어도 3회 이상 기록한 선수가 웨인 루니(5회), 에릭 칸토나, 프랭크 램파드, 모하메드 살라(이상 4회), 디디에 드록바(3회)밖에 없다. 손흥민으로선 이번 시즌이 드록바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절호의 기회인 셈.
그만큼 손흥민이 케인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득점에 집중하는 유형이었다. 하지만 케인이 떠난 이번 시즌부터는 한층 더 성장한 기회 창출 능력으로 동료들에게 공을 건네는 이타적인 모습이 많아졌다. PL에서 손흥민(17회)보다 빅찬스를 많이 만든 선수는 살라(20회) 한 명뿐이다.
10골 10도움뿐만 아니라 커리어 최초 20골 10도움도 노려볼 만하다. 손흥민은 남은 7경기에서 5골과 1도움을 추가하면 달성할 수 있다. 23골로 득점왕에 올랐던 2021-2022시즌처럼 막판 몰아치기가 터진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아시아 최초 PL 도움왕도 가시권이다. 손흥민은 득점 선두 엘링 홀란(19골)을 4골 차, 도움 선두 올리 왓킨스·키어런 트리피어·파스칼 그로스(이상 10도움)를 1개 차로 쫓고 있기에 득점왕과 도움왕 석권 가능성도 남아있다.
지금까지 PL에서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차지한 선수는 앤디 콜,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 케인, 살라 4명뿐이다. 잔여 경기 결과에 따라 역대 5번째 대기록을 쓸 수도 있는 손흥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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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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