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JH 빈자리에 또 다른 LJH

배재흥 기자 2024. 4. 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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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주형 | 정지윤 선임기자


최원태 트레이드 카드로
지난해 키움으로 이적


5경기 타율 무려 0.524
수비서도 엄청난 존재감


맘속에 담아둔 미안함
화끈한 플레이로 씻어내


이주형(23·키움)은 지난해 7월29일 LG에서 트레이드돼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키움은 토종 선발 최원태를 LG에 내주는 대신 이주형, 김동규(투수), 2024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이주형은 트레이드 후 고척에서 취재진과 만나 “에이스를 보낸 키움에 신인급이 와서 나도 모르게 키움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느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키움 팬들은 타격 능력이 뛰어난 이주형의 합류를 반겼지만, 정작 당사자는 왠지 모를 미안한 감정에 위축됐다.

이주형은 마음속에 담아둔 찝찝함을 화끈한 타격으로 말끔히 씻었다. 그는 지난해 키움 소속으로 5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0, 6홈런, 34타점, OPS 0.911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미국 프로야구(MLB)로 떠날 이정후를 대신할 젊고 유능한 중견수의 등장에 키움 팬들은 환호했다.

이주형은 올해 키움 타선의 선봉에서 그야말로 ‘미친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출발이 늦었던 그는 지난 2일 대구 삼성전부터 선발 라인업에 합류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5경기 타율이 무려 0.524에 달할 정도로 방망이가 뜨겁다.

개막 전 ‘최약체’란 평가를 받던 키움은 현재 7연승을 질주하며 리그 3위(7승4패)에 올라 있다. 이주형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 7일 고척 한화전에선 3-3 동점이던 10회초 2사 1·3루에서 채은성이 외야로 날린 큼지막한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펜스에 몸을 부딪치면서까지 잡아내는 결정적인 수비를 해냈다. 이때 실점 위기를 넘긴 키움은 11회말 김혜성의 끝내기 홈런으로 4-3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주형은 복귀 후 타격 컨디션이 좋은 것에 대해 “계속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만들려고 했다”며 “기분 좋게 힘 좋은 안타가 나오다 보니 자신감도 많이 붙었다”고 말했다.

이주형은 지난해 키움 합류 후 단번에 ‘제2의 이정후’란 별명을 얻었다. 같은 우투좌타 중견수에 무엇보다 타격 능력이 좋기 때문이다.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 전 LG 코치와도 인연이 있다. 이 전 코치는 지난 2일 이주형의 생일에 축하 메시지를 보낼 정도로 LG 시절부터 이주형을 각별히 아꼈다.

이주형은 요즘도 이정후의 타격 영상을 꾸준히 챙겨보고 있다. 그는 “(이)정후 형은 누가 봐도 스윙이 예쁘고, 안정적인 타격 자세를 가졌다”며 “타석에서 잡동작이 없어 모든 공에 대한 대처가 좋은 것 같다. 정후 형 영상을 많이 보며 참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주형은 ‘포스트 이정후’란 수식어에 고개를 저었다. 그는 “정후 형을 따라 한다고 정후 형처럼 될 수는 없다”면서 “그냥 발전하다 보면 작년보단 나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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