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는 좋아질거야" 귀신같은 학범슨, 100분 축구론과 맞춤형 전술로 어느덧 4위까지 점프

윤진만 2024. 4. 9.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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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30년 지도자 경력의 연륜인가.

김학범 제주 감독(64)이 개막 전 '4월이 되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한 그대로 상황이 흘러가고 있다.

제주는 개막 후 1~2라운드까지 선수들의 전체 뛴거리 평균이 약 123.6㎞에 달했다.

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와 포항의 경기를 앞두고 이민성 대전 감독은 "제주처럼 한 발 더 뛰지 않는 이상 이길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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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것이 30년 지도자 경력의 연륜인가. 김학범 제주 감독(64)이 개막 전 '4월이 되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한 그대로 상황이 흘러가고 있다. '하나은행 K리그1 2024' 개막 후 4경기에서 1승(1무2패), 승점 4점에 그쳤던 제주가 4월에 열린 5~6라운드에서 전북, 인천을 연파하며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2경기에서 승점 6점을 몰아딴 제주는 승점 10점으로 선두 포항(13점) 김천(12점) 울산(11점)에 이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4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김 감독은 지난 동계 훈련에서 체중 감량 및 체지방 관리, 체력 훈련에 열중한 효과가 개막 직후가 아닌 한 달 정도 지난 시점부터 서서히 드러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시 2차 전지훈련지에서 김 감독은 "지금(2차 전지훈련)도 17명이 과체중이다. 오랫동안 누적이 되었다는 것이다. 체중 4㎏을 소고기로 따지면 이만큼은 될 것"이라며 양 손가락을 오므려 고깃덩어리를 집는 시늉을 했다. "이만한 군더더기를 달고 뛰는 거다. 과체중이 되면 70분 이후 힘을 쓸 수 없고, 체력이 떨어지는 속도가 빨라진다. 축구는 경기 막판에 극한의 상황을 맞는 스포츠다. 살이 찌면 그 상황을 이겨내기가 힘들다"고 주장했다. 추가시간을 최대 10분까지 주는 현대축구의 트렌드에 맞춰 90분이 아닌 100분을 뛸 수 있는 체력을 갖춰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선수들은 피나는 훈련과 식단 관리를 통해 많게는 6~7㎏, 적게는 2~3㎏씩 감량한 채 시즌에 돌입했다. 제주는 6라운드까지 경기 중 뚜렷한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은 몇 안 되는 팀이다.

제주는 개막 후 1~2라운드까지 선수들의 전체 뛴거리 평균이 약 123.6㎞에 달했다. 지난해 제주의 평균 뛴거리인 115㎞보다 약 8.6㎞ 더 뛰었다. 지난 2023시즌 1~2라운드 평균 뛴거리인 113㎞보단 10㎞ 많다. 작년과 비교할 때 필드 플레이어가 1명 정도 더 뛴 셈이다. 이런 차이가 제주의 초반 승점 벌이를 돕고 있다. 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와 포항의 경기를 앞두고 이민성 대전 감독은 "제주처럼 한 발 더 뛰지 않는 이상 이길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무턱대고 '머리 박고 뛰는 축구'만 펼쳐보인 건 아니다. 지난 인천전에선 에이스 제르소를 중심으로 한 상대의 빠른 측면 공격에 대처하기 위해 라이트백인 김태환을 왼쪽에 세우고, 최근 레프트백으로 나서던 안태현을 오른쪽에 배치했다. 센터백 연제운을 수비형 미드필더에 배치해 중원을 두텁게 했다. 이같은 변칙 라인업으로 인천이 잘하는 축구를 못 하게 만든 김 감독은 후반에는 다시 선수들을 기존 포지션으로 정위치시켰다. 최영준 이탈로, 유리 조나탄 등 주전급 자원을 줄줄이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고 결국 후반 24분 유리 조나탄의 결승골로 1대0 승리의 결실을 보았다. 김 감독은 이날 승리로 지난해 5월 수원FC전 이후 329일 동안 지속된 원정 무승 징크스를 끊었다.

'학범슨의 말하는대로'는 앞으로도 계속될 조짐이다. 홈구장을 '원정팀의 무덤'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최근 홈 3경기 2승으로 지켜나가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전북전부터 목이 쉴 정도로 '수비 라인을 올려'라고 선수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타성에 젖어있는 선수들이 과감하게 김 감독이 원하는 곳까지 라인을 올린다면 한층 더 나은 경기력으로 돌풍을 이어갈 수 있다. 기세를 탄 제주는 13일 '돌풍팀' 김천을 홈으로 불러 3연승에 도전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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