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터졌다 ‘윤정환표 슛돌이’

박효재 기자 2024. 4.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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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골 득점 1위’ 훨훨 나는 이상헌
강원FC 이상헌(왼쪽)이 지난 3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대구FC와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후 윤정환 감독을 안고 기뻐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2016년 윤 감독 울산 시절 첫 발탁
이듬해 헤어진 후 여러 팀 전전
강원서 재회 후 숨겨놨던 재능 폭발


강원FC의 공격수 이상헌이 옛 스승 윤정환 감독의 지휘 아래 시즌 초반 K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떠오르고 있다. 7일 전북 현대와의 2024 K리그1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멀티 골을 터뜨리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고, 총 7골로 득점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미 개인 시즌 최고 기록을 넘어선 이상헌은 윤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소 10골 이상은 넣겠다며 욕심을 냈다.

이상헌은 연령별 대표팀 시절부터 주목받는 자원이었지만, 경쟁이 심한 울산 현대(현 울산 HD)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16년 말 당시 울산 사령탑이었던 윤정환 감독은 유망주 이상헌을 유스팀 울산 현대고에서 1군으로 콜업했다. 하지만 윤 감독이 이듬해 J리그 세레소 오사카 감독직을 맡으면서 헤어졌다. 윤 감독은 이상헌의 골 결정력과 높은 축구 지능을 눈여겨보고 세레소에서도 영입을 요구했지만, 울산의 높은 이적료 요구에 무산된 바 있다.

이상헌은 스트라이커는 물론 왼쪽 윙어,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공격진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타고난 센스와 기술이 좋고 순간 스피드, 드리블로 공격 진영에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울산보다는 다른 팀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 2018년 전남 드래곤즈로 임대를 떠나 21경기 5득점 2도움으로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울산으로 복귀해 두 시즌을 치른 뒤 2021년 부산 아이파크 유니폼을 입었다. 부산에서 3시즌 통산 리그 69경기 10득점 7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박진섭 사령탑 체제에서 1군 전력에서 밀려났고, 옛 은사 윤정환의 부름에 이번 시즌 FA 자격으로 강원과 계약을 맺었다. 이상헌은 당시 입단 인터뷰에서 “8년 만에 윤 감독과 만나게 됐다. 팀 선택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힌 바 있다.

윤정환 감독과의 재회 후 본래 재능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 전북전에서 교체로 물러나지 않았다면 해트트릭도 가능했을 정도로 번뜩이는 움직임을 선보였다. 전반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은 뒤 2-1로 앞서고 있던 후반 29분에는 상대 진영에서 압박으로 볼을 뺏어내자마자 빠르게 문전으로 쇄도했고, 야고의 패스를 재차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약속된 패턴 플레이를 많이 만들어내는 강원FC의 공격 체계 속에서 이상헌이 골을 넣을 기회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상헌은 이번 시즌 초반 7골로 2022시즌 동안 부산에서 넣었던 7골과 이미 동률을 이뤘다. 전북전 이후 수훈 선수로 기자회견에 나선 그는 앞으로 몇 골을 목표로 하느냐는 물음에 “원래 포인트 목표가 없었다. 윤정환 감독이 10개 이상 하라고 했을 때 그때 10개 이상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7골을 넣었지만,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현대고 선배로 울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동경과 득점왕 레이스가 계속 이어질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동경은 2골 차 뒤진 5골로 득점 순위 단독 2위에 올라 있다. 이상헌은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만 집중해서 하고 있다. 운 좋게 찬스가 생기는 것 같아서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답했다.

이상헌은 2019시즌을 앞두고 울산의 22세이하(U-22) 쿼터를 담당할 선수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프리시즌 당한 피로 골절로 시즌 초반을 날렸다. 그사이 같은 포지션에서 이동경이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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