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봄 향기를 선물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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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반구에서 24절기중 하나로, 태양 황경이 0도가 되는 때.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 이 절기는 무엇일까? 바로 춘분(春分)이다.
서양에서는 대체로 춘분 이후부터를 봄으로 보며, 농가에서는 봄보리를 갈고 춘경(春耕)을 한다.
꿈을 선물한다는 어느 소설처럼, 좋아하는 사람에게 차가운 겨울날 싱그러운 봄 향기를 선물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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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반구에서 24절기중 하나로, 태양 황경이 0도가 되는 때.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 이 절기는 무엇일까? 바로 춘분(春分)이다. 서양에서는 대체로 춘분 이후부터를 봄으로 보며, 농가에서는 봄보리를 갈고 춘경(春耕)을 한다. 올해는 3월 21일이 춘분이었다. 봄철이면 사람들은 예쁜 꽃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서 주고받는다. 사진에는 담을 수 없는 그날의 분위기, 꽃내음, 따뜻한 햇살과 같은 '봄 향기'가 있다. 이런 봄 향기를 온전히 상대방에게 전할 방법은 없을까?
사진 대신 영상을 보내거나, 화상통화를 해도 무언가 현장의 생생함을 온전히 느끼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유는 사진·영상매체로는 인간의 오감을 모두 충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다섯 개의 감각 중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주로 주고받는 것은 시각과 청각에 국한된다. 최첨단 장비로 화상회의를 하거나, 고가의 XR기기로 가상현실을 체험한다고 해도 시각과 청각의 실감도는 향상시키지만, 이외의 다른 감각들은 전달하지 못한다. 메타버스 등 가상현실기술이 많이 발전한 지금도 후각을 포함한 나머지 감각은 원격으로 전달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그 이유는 각 감각별 수용 기제의 차이점에서 알 수 있다. 오감의 감각 수용기는 적합자극(수용기에 작용하는 특수한 자극)만 반응한다. 꽃잎은 눈의 망막, 바람소리는 귀의 달팽이관, 향기는 코의 비점막이 수용기다. 이들 수용기의 차이가 곧 감각 수용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시각·청각은 전자기기를 통해 화면(빛의 파장) 및 소리(음의 진동)를 전달하면 그 매질의 소모가 없이도 전달감각의 재현이 가능하지만 후각·미각은 수용체에 휘발성·수용성 물질이 반응해 그 자극을 수용하므로, 기기를 통한 냄새(휘발성 물질) 및 맛(수용성 물질)을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다. 꽃향기의 재현에는 향기를 지닌 물질이 제공돼야만 후각 수용체가 이를 인지하게 된다.
이런 차이점에도, 모든 감각의 수용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뇌에서 자극의 최종 수용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자극을 느낄 때 일어나는 전기신호를 뇌에 줄 수 있다면, 각 감각별 적합자극이 없어도 원격으로 모든 오감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에서 뇌 깊숙이 기기를 접속시켜, 가상현실에서 모든 감각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현재 VR기기, 증강현실 등 기술 발전은 여전히 시각·청각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인간은 복합적인 감각을 모두 인지하며 살아가는 동물이기에, 후각·미각·촉각 등 다른 감각들도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감각을 원격으로 전달 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체속의 우주 '뇌과학'이 발전하는 미래가 되면 이루어 질 꿈 같은 이야기들이 많이 떠오른다. 공부를 할 필요 없이 머릿속에 지식을 주입해주고, 기억을 옮기고, 생각만으로 물건을 움직이고 조종할 수 있는 세상이 올 거라는 이야기. 꿈을 선물한다는 어느 소설처럼, 좋아하는 사람에게 차가운 겨울날 싱그러운 봄 향기를 선물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전인영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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