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격장인도 테스형도 김도영도 흔들리는데…이 타자가 중심을 잡다니, 격세지감 ‘2년 전엔 백업’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격세지감이다. 현재 KIA 타이거즈 타선을 지탱하는 중심은 최형우도,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아니다. 바로 이우성(31)이다.
KIA 타선은 겉으로는 화려하다. 대다수 팀 지표에서도 중, 상위권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이범호 감독의 고민이 크다. 나성범, 황대인, 박찬호의 부상 공백이 드러난다. 지난 주말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3연전 루징시리즈서 타선의 결정타 부재, 3유간 수비불안이 역력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선 이범호 감독조차 할 수 있는 게 없다. 부상자들은 철저히 해당 파트에서 관리하기 때문이다. 아픈 선수를 갑자기 와서 뛰라고 할 수도 없고, 그냥 기다리는 게 답이다. 오히려 현재 정상적으로 뛰고 있는 일부 타자들의 타격감이 안 올라오는 게 고민이다.
김도영이 타율 0.192, 소크라테스가 타율 0.212, 최형우가 타율 0.244다. 김도영과 소크라테스는 개막전부터 딱히 확실하게 타오른 시점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저조한 행보다. 최형우는 개막 직후 좋았다가 서서히 페이스가 떨어지는 추세다.
예년보다 개막이 1주일 빨랐다. 재활로 타격훈련량이 적었던 김도영의 경우 이해할 수 있는 슬럼프라는 시선도 있다. 소크라테스도 지난 2년간 대체로 5월부터 반등하는 흐름이었다. 그리고 타격장인은 그냥 타격장인이 아니다.
그래도 당장 눈 앞에서 계산이 되는 선수가 중심타선에 있는 것과 없는 건 차이가 크다. 놀랍게도 그 역할을 이우성이 한다. 개막 이후 단 1경기(3월31일 잠실 두산전)를 제외한 전 경기서 안타를 쳤다. 안타를 못 친 그날도 볼넷 하나로 득점까지 했다. 개막 후 전 경기 출루행진이다.
이범호 감독의 초기구상에 이우성은 9번 타자였다. 그러나 부상자, 부진한 타자 등이 나타나면서 중심타선으로 곧장 소환됐다. 어느덧 이우성은 어느 타순, 어느 포지션에 둬도 제 몫을 하는, 벤치에서 믿고 맡기는 선수가 됐다. 올해 사실상 1루수로 전향했지만, 정작 나성범과 황대인의 부상, 서건창의 맹활약으로 우익수로 나가는 시간이 훨씬 길다.
이런 변화를 이우성조차 예상하기 어려웠겠지만, 이우성은 늘 그랬듯 묵묵히 제 몫을 한다. 12경기서 46타수 17안타 타율 0.370 1홈런 6타점 11득점 1득점 OPS 0.908 득점권타율 0.364. 주루와 수비에서의 높은 공헌도 여전하다.
격세지감이다. 2년 전 개막전과 이 시기를 떠올리면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2년 전 그땐, 이우성이 전임감독의 구상에 주전이 아니었다. 그러나 전임감독도 이우성의 야구센스가 남다르다며, 어느 시점에 기회를 꾸준히 줄 생각은 했다. 그리고 실제로 좌익수 경쟁의 승자가 되며 5월 중순부터 꾸준히 주전으로 출전, 80경기서 타율 0.292를 찍었다. 2023시즌엔 처음으로 126경기에 나가 타율 0.301에 8홈런 58타점을 마크했다. 그렇게 ‘대기만성 스타’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1~2년전만해도 잘 해주면 좋고, 그렇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차량으로 치면 부속품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이젠 엄연한 엔진이다. 해줘야 할 주축타자들이 다치고 부진하니, 이우성의 존재감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 시절부터 잡초 같은 환경에서 생존해온 선수다. 앞으로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이범호 감독은 이제 이우성이 완전히 자리잡고 간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KIA 사람들은 그의 성실함에 찬사를 보낸다. 이제 이우성 없는 KIA 타선을 상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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