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준우승' 김연경, 현역 연장 발표도 '황제'다웠다

안영준 기자 2024. 4. 9.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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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36·흥국생명)은 두 시즌 연속 준우승의 아쉬움을 푸는 방법도, 현역 연장 발표도 '황제'다웠다.

김연경은 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뒤 "다음 시즌 한 번 더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021-22시즌에는 중국 리그에서 뛰었고 2022-23시즌 다시 흥국생명에 복귀한 뒤에는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르고도 준우승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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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복귀 후 연속 준우승, 은퇴 대신 현역 연장
"내년 우승 도전, 7번째 MVP까지"
흥국생명 김연경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 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MVP를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4.4.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김연경(36·흥국생명)은 두 시즌 연속 준우승의 아쉬움을 푸는 방법도, 현역 연장 발표도 '황제'다웠다.

김연경은 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뒤 "다음 시즌 한 번 더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은퇴와 현장 연장을 두고 고민하던 김연경에겐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는 커리어 초반만 해도 V리그에서 3차례 우승(2005-06, 2006-07, 2008-09시즌)을 일구는 등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이후엔 해외 진출을 통해 일본, 튀르키예, 중국 등에서 트로피를 쓸어 담으며 '월드클래스'로 거듭났다.

하지만 2020년 국내 무대로 돌아온 뒤에는 정상의 문턱에서 매번 주저앉았다. 그는 2021-22시즌에는 중국 리그에서 뛰었고 2022-23시즌 다시 흥국생명에 복귀한 뒤에는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르고도 준우승에 그쳤다.

특히 2022-23시즌에는 챔프전에서 먼저 1·2차전을 따내고도 3·4·5차전을 내주는 믿기 어려운 리버스 스윕 패배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도 정규리그 1위가 유력했지만 막판에 삐끗하며 2위로 봄 배구에 돌입했다. 그 여파로 플레이오프에서 정관장을 제압했지만 힘을 너무 많이 빼 현대건설을 상대로 3경기 연속 풀세트 접전 끝에 무너졌다.

"은퇴 전 마지막으로 V리그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의지를 다졌던 김연경으로선 아쉽고 허탈한 결과였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 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시상식'을 마친 뒤 정규리그 MVP, 여자부 베스트7 아웃사이드 히터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4.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그로 인해 일부에서는 김연경이 코트를 떠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V리그 역사상 최다인 6차례 MVP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아름답게 물러날 수 있다.

하지만 김연경은 그 다운 선택을 했다.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갖춘 '황제'는 다시 코트에 서서 못다 이룬 우승을 향해 뛴다.

부담이 크다는 것은 김연경도 잘 알고 있다. 전력 평준화 속에 이미 두 번이나 다 잡았던 트로피를 놓친 그에게는 더 쉽지 않을 도전이다.

그러나 김연경은 그 부담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올해가 제일 힘들었다"고 고백할 만큼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밝히면서도 "부담은 있지만 그것조차 이겨내고 싶다. 내 배구를 보고 싶어 하는 팬들에게 최정상에 있는 모습을 꼭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선수 생활 황혼기라도 마지막까지 최정상에 도전하는 그 자체가 의미가 있다.

김연경은 "다음 시즌에는 더 많은 경쟁자가 생겼으면 좋겠다. 나도 뒤지지 않게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면서 "이전에도 정상에 있을 때 은퇴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다. (지금, 이 모습이) 내가 그렸던 그림과 비슷하게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 방법도 김연경답게 화끈했다. MVP 수상 직후 무대 위에서, 사회자의 질문을 받은 뒤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팬들을 위해 한 시즌 더 할 것"이라고 시원하게 밝혔다.

그는 "만약 다음 시즌이 마지막이 된다면 미리 밝히고 시즌을 치를 것"이라면서 "많은 분이 응원해 주시는 데 다 같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미소 지었다. 김연경은 6번을 넘어 7번째 MVP 트로피도 받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현역 연장으로 우승에 재도전하겠다는 의지, 화끈하게 공개하는 성격, 이를 뒷받침하는 자신감마저 모두 김연경다웠다.

김연경이 현역 커리어를 연장했다. 2024.3.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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