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대신 선발 확실시' 다이어 아스날전 인터뷰까지…"우린 누구든 이길 수 있어"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바이에른 뮌헨 입단 이후 네 번째 수비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주전 수비수로 자리매김한 에릭 다이어가 옛 라이벌인 아스날과 맞서는 소감을 이야기했다.
다이어는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아스날과 8강 1차전을 앞두고 독일 매체 T온라인과 인터뷰에서 "우린 바이에른 뮌헨"이라며 자부심과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이야기했다.
다이어는 "어느 팀을 만나든 매우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챔피언스리그 이 시기엔 모든 경기가 어렵고 모든 팀이 8강에 오를 자격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갖고 있는 최고의 경기력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두 경기에선 많은 일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우리 홈에서 경기할 때 우린 매우 강하고, 누구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이어는 아스날과 경기에 선발로 출전할 것이 유력하다. 최근 마티아스 더리흐트와 함께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으며 직전 경기였던 하이덴하임전에서 선발 출전한 김민재와 다욧 우파메카노가 부진했던 영향이다. 독일 매체 키커는 "하이덴하임전에서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부진했던 것을 고려했을 때 센터백은 고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두 선수는 아스날과 경기에 자신들을 어필하지 못했다. 따라서 어제 휴식을 취한 마티아스 더리흐트와 에릭 다이어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우선적으로 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기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후반에만 하이덴하임에 3골을 실점하며 2-3으로 역전패를 당하면서 김민재를 향한 비판 여론이 일어났다. 특히 김민재는 3실점마다 크고 작게 관여했다. 제공권 싸움에서 밀린다거나 마크맨을 놓치고 뒷공간을 내주는 등 아쉬웠던 장면이 한둘이 아니었다.
키커는 하이덴하임전을 분석하며 "김민재는 자신감이 부족한 것인지, 경기력이 떨어지는 것인지 이제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전형적인 바이에른 뮌헨 전체의 책임이었다. 하이덴하임과 같은 승격한 팀을 상대로 승리하는 게 보장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또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토마스 투헬 감독이 선호하는 수비 조합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다시 보여줬다. 실수하는 우파메카노는 새롭지 않다. 김민재는 상황을 잘못 판단하며 역전골의 빌미를 제공했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김민재는 지난 시즌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됐다. 그 리그는 수비를 예술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 영향력을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가끔씩 보여줬다. 눈에 띄는 건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언제 앞으로 나갈지, 언제 뒤로 물러날지 판단이 느리다"라고 전했다.
또 "김민재는 투헬 감독이 오랫동안 선호했던 수비수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더 이상 그들이 주전이 아닌 이유를 보여줬다"며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 수비수였던 김민재의 부진은 참 놀랍다"고 정리했다.
반면 다이어는 투헬 감독의 굳건한 믿음을 받으며 바이에른 뮌헨에서 연착륙에 성공했다. 투헬 감독은 지난달 30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경기를 앞두고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조합을 다이어와 더리흐트로 바꾼 것에 대해 "우파메카노의 부상 여파로 어려운 경기를 치르면서 변화를 만들었다"라며 "다이어와 더리흐트가 잘 해냈다"고 밝혔다.
앞서 다름슈타트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투헬 감독은 "다이어와 더리흐트 조합이 승리를 부르고 있다. 둘 사이의 호흡도 매우 좋다. 다른 수비 포지션 선수들과의 합도 뛰어난 편이다. 굳이 이들을 선발에서 내칠 이유가 없다"며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도 실력만 놓고 보면 충분히 선발로 뛸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잘나가는 조합을 바꿀 필요는 없다. 다이어는 매우 명확한 플레이와 말을 한다. 수비진을 잘 조직하는 능력이 있어 더리흐트와 관계가 좋다. 아무래도 그들이 한 발 앞서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어가 김민재를 밀어내고 있는 현상은 영국 내에서도 화제였다.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팀 셔우드는 지난 25일 '스카이스포츠 축구 스페셜'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만들어 낸 반전을 조명했다. 셔우드는 "다이어는 (다욧) 우파메카노와 김민재를 밀어 냈다"고 입을 연 뒤 "우리 모두 다이어를 비판하려 하지만 어떤 감독이 오든 다이어를 쓴다"고 치켜세웠다.
다이어는 2022-23시즌 이후 2시즌 만에 챔피언스리그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7일 라치오와 16강 2차전에 선발로 출전해 3-0 완승을 이끌었다. 전 소속팀이었던 토트넘 홋스퍼에선 2018-19시즌 손흥민 등과 결승 진출을 일궈 냈으며 2022-23시즌엔 7경기에 출전한 바 있다.
이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열린다. 잉글랜드 출신인 다이어에겐 더욱 우승 의욕을 높일 수 있는 장소다. 다이어는 "웸블리까지 가는 길은 아직 멀다. 두고 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바이에른 뮌헨은 28라운드 하이덴하임전 패배로 바이어 레버쿠젠과 승점 차이가 16점으로 벌어지면서 사실상 우승이 좌절됐다. 투헬 감독 역시 27라운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경기에서 패배한 뒤 "바이어 레버쿠젠의 우승을 축하한다"고 포기를 선언했다.
다이어는 "불행하게도 분데스리가에선 우승할 수 없게 됐다"며 "우리는 어찌 됐건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머지는 이제 레버쿠젠이 어떻게 할지에 달려 있다. 우린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16강전에서 라치오를 따돌리고 8강에 올랐다. 아스날은 16강에서 FC포르투를 제쳤다.
1차전은 아스날 홈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치르는데 바이에른 뮌헨은 이곳에 치른 챔피언스리그 녹아웃 스테이지 3경기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최근 3경기에서 아스날을 상대로 5-1로 이겼을 만큼 상성도 좋다. 같은 상대에 4골 차로 3연승을 거둔 것은 챔피언스리그에서 바이에른 뮌헨만 갖고 있는 기록이다.
바이에른 뮌헨이 아스날에만 강한 것은 아니다. 바이에른 뮌헨은 최근 잉글랜드 원정 6경기에서 4승 1무 1패로 강세다. 최근 런던 원정 3경기에서 합산 기록은 15득점 3실점에 이른다.
북런던 더비에서 강했던 해리 케인의 존재감도 바이에른 뮌헨에 큰 힘이다. 케인은 토트넘 시절 북런던 더비에서 14골로 이 부문 최다 득점자에 올라 있다.
토마스 뮐러와 마누엘 노이어는 이 경기로 역사를 만들 수 있다. 뮐러는 이 경기에 출전한다면 150경기 출전으로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 사비 에르난데스(바르셀로나)에 이어 한 구단에서 챔피언스리그 150경기에 출전한 세 번째 선수가 된다.
또 노이어는 이 경기에서 클린시트를 기록한다면 챔피언스리그에서 58회 클린시트를 기록한 최초 골키퍼가 된다. 현재는 지안루이지 부폰과 함게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아스날의 홈 강세를 경계하고 있다. 아스날은 이번 시즌 홈에서 치른 챔피언스리그 3경기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조별리그에서 PSV 아인트호번을 4-0으로 꺾은 것을 시작으로 세비야에 2-0, 랑스에 6-0 승리를 거뒀고 16강에선 FC포르투에 정규 시간 동안 1-0으로 이겼다. 13골을 넣는 동안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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