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에 상사와 동거 중… '신의 직장' 공공기관 직원
[편집자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수도권에 위치한 153개 공공기관이 10개 혁신도시로 이전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목표로 했던 지역 경제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 수도권에 집중된 경제력 및 인구 분배 효과가 미흡한 것을 증명하는 지표들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오히려 수도권 집중현상이 더 심화하는 양상이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그림자를 들여다봤다.
①지방으로 간 공공기관… "지역 경제 살아났나요?"
②나주 이전 10년 '한전'… "만년 과장으로 남겠습니다"
③부산 생활 19년차 '거래소'… 처참한 금융중심지
④'부산行' 산업은행, 젊은 직원 줄퇴사에 10년간 7조 손실 추정
⑤10명 중 8명 "본사 가기 싫어"… LH 직원 처우 나빠졌다
⑥HUG, 부산 정주 만족도 높지만 잦은 출장에 피로도 높아
⑦고시원에 상사와 동거 중… '신의 직장' 공공기관 직원
#2 공공기관 팀장 B씨도 직장 상사와 같은 기숙사를 사용한다. 가족들은 회사가 지방 이전하기 전에 살던 서울에 계속 거주하고 있다. 현재 기숙사의 주거 형태를 묻는 질문에 그는 "아파트나 오피스텔은 아니고 고시원에 가깝다"며 자조하는 웃음을 보였다.
혁신도시 조성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소속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은 신서혁신도시에 가장 빨리 이주한 공공기관이다. 2013년 8월 부동산원을 시작으로 한국가스공사·신용보증기금·한국교육학술정보원·한국산업단지공단·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한국사학진흥재단 등이 신서혁신도시로 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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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신서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은 모두 10개, 입주 기업은 156개에 달한다. 대구 도심의 외곽에 조성돼 무엇보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된다.
2014년 신서혁신도시 내 시내버스는 1개 노선에 불과했다. 현재 신서혁신도시 시내버스 노선은 모두 10개로 ▲11분 간격 3대 ▲12~13분 간격 2대 ▲16~19분 간격 2대 ▲20분 간격 2대 ▲62분 간격 1대 등이다. 그동안 교통 인프라 부족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하며 버스 노선 조정이 총 5차례 실시된 결과다.
의료 연구·개발(R&D)지구 관통 버스의 경우 배차 간격이 1시간대로 길어 현재 해당 노선에는 수요응답형 버스(DRT)를 출·퇴근 시간대 5~15분 간격 추가 운영하고 있다고 대구시는 설명했다.
신서혁신도시 내 학교 시설은 초등학교 2곳(새론초·숙천초) 중학교 1곳(새론중)이다. 고등학교 1곳(대구일과학교)은 특목고로 학생들의 교육 접근성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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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는 신서혁신도시의 최대 현안이다. 신서혁신도시는 10년 전(2014년) 2111명으로 출발해 2016년 인구 1만명을 넘어 2020년 1만8876명까지 늘었다. 하지만 2021년 1만8752명, 2022년 1만8590명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가족 동반 이주율도 큰 변화가 없었다.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가족 동반 이주율은 ▲2020년 66.2% ▲2021년 67.4% ▲2022년 67.9% ▲2023년 71.0%로 지속해서 상승했으나 신서혁신도시의 가족 동반 이주율은 전국 10개 혁신도시 가운데 6위로 조사됐다.
국토부 혁신도시발전추진단의 2022년 조사에서 신서혁신도시 정주 만족도는 65.7점으로 나타나 전국 혁신도시 평균(69.0점)보다 낮았다. 유형별로 교통환경(64.5점) 보육·교육환경(63.9점)에서 지역 평균보다 낮게 조사됐다.
김원균 대구광역시 광역협력담당관 혁신도시지원팀 주무관은 "해당 조사 결과를 보면 주거환경과 편의서비스에선 높은 점수를 받았고 보육·교육환경과 교통 분야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며 "시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혁신도시 주민들의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앞으로 만족도 제고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2022년 9월 공영주차장 조성 ▲2022년 11월 공동 직장어린이집 건립 ▲2024년 DRT 운영 ▲2024년 대구한의대 일부 학부 이전·한방병원 개원 ▲2024년 12월 안심-하양 도시철도 연장 등을 이뤄 올해 혁신도시 정주여건 조사에서 만족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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