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쿠팡 공세에...돈 벌어 이자도 못내는 유통 대기업

최효정 기자 2024. 4. 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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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유통 기업들이 실적 저하와 재무 부담 증가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해 벌어 들인 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7개 중 5개에 달했다.

9일 조선비즈가 국내 주요 유통기업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마트와 AK플라자, 홈플러스는 영업손실을 기록,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였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모두 영업이익은 감소한 반면 이자비용은 각각 41%, 57.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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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대기업, 실적 악화에 이자 부담 증가
이마트·홈플러스·AK플라자 이자보상배율 마이너스
쿠팡·알리·테무 공습에 향후 전망도 우울

국내 주요 유통 기업들이 실적 저하와 재무 부담 증가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해 벌어 들인 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7개 중 5개에 달했다.

쿠팡과 중국발 이커머스가 부상하면서 대형마트 같은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경쟁력이 약화한 상태다. 여기에 금융 비용 부담까지 커졌다.

9일 조선비즈가 국내 주요 유통기업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마트와 AK플라자, 홈플러스는 영업손실을 기록,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였다. 롯데쇼핑과 한화갤러리아는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돌았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이 수치가 1 미만일 경우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3년 이상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도는 기업은 잠재적 부실을 안고 있는 한계기업 또는 좀비기업으로 분류된다.

이마트는 지난해 사상 첫 적자를 기록, 469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기간 이자비용은 3175억원에서 4177억원으로 31.6% 늘었다. 영업이익 감소세와 이자비용 증가세에 이자보상배율은 2021년 1.5배에서 2022년 0.4배로 떨어진 뒤 지난해 마이너스(-) 0.1배로 더욱 악화됐다.

이마트 실적 둔화와 이커머스 분야 투자 성과 지연은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쳤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2일 이마트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그래픽=손민균

홈플러스 이자보상배율도 2년 연속 마이너스다. 지난 2022년 3월부터 2023년 2월까지 개별기준 260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자비용은 3908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늘었다.

롯데쇼핑 이자보상배율은 전년 0.8배에서 0.9배로 확대됐지만, 여전히 1 이하다.

지난해 3월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해 신규 상장한 한화갤러리아 역시 당해 3월부터 12월까지 영업이익 98억원을 기록한 반면, 이자비용은 208억원으로 이자보상배율 0.5배를 기록했다.

AK플라자는 작년 별도기준 영업손실이 2020년 221억원에서 2023년 269억원으로 늘었다. 이자비용도 127억원에서 135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나마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각 3.8배, 2.7배로 비교적 높은 이자보상배율을 나타냈다. 오프라인 경험에 집중하는 백화점 업종이 선방한 것이다. 다만 이들 역시 전년(5.4배, 4.6배)과 비교하면 이자보상배율이 하락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모두 영업이익은 감소한 반면 이자비용은 각각 41%, 57.5% 늘었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 경쟁력은 당분간 더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쿠팡 뿐 아니라 중국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까지 거센 공습을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오프라인 소매업 종말은 지구 온난화와 같은 현상으로,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업계가 직접적인 경쟁 상대라는 점이 문제”라며 “구매 접근성이나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이커머스 시장이 우위를 점하니 대형마트 수요층이 고스란히 이커머스 시장으로 흡수됐다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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