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메뉴판 '라바이차이' 웬말?... 황당한 김치 오역
도내 관광지 식당 잘못 표기 심각
中, 문화공정 시도… ‘관심 필요’
지자체 “음식점 권고 조치 예정”

8일 오후 수원특례시 팔달구 매산로테마거리. 수원역 문화광장부터 이어지는 이곳 골목길은 10~20대 젊은 층들과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즐겨 찾아 ‘수원의 명동’으로 불리기도 하는 곳이다. 특히 중국인들이 많아 한국어와 중국어가 함께 기재된 메뉴판을 쓰는 음식점이 많다. 그런데 이들 식당 메뉴판에서 김치볶음밥이 ‘라바이차이’(辣白菜)로 표기돼 있었다.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는 ‘신치’(辛奇)다.
같은 날 성남시 수정구 세계음식문화거리에 있는 식당도 마찬가지였다. 양꼬치 무한 리필 식당을 비롯해 다양한 중국 음식점 수십 곳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가운데 한 식당에도 김치가 들어간 음식이 ‘라바이차이’로 적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기도내 관광지 일부 식당에서 김치가 들어간 음식을 중국식 매운 채소 절임을 뜻하는 ‘라바이차이’ 등으로 잘못 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의 문화공정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정확한 표기 방법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7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이 일부 개정되면서 정부는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를 ‘신치’(辛奇)로 명시했다. 신치는 ‘맵고 신기하다’는 의미로 김치와 발음이 유사해 선정됐다.
이에 따라 국가와 지자체 등 관계기관은 김치 관련 중국어 홍보 콘텐츠를 제작할 때 김치를 신치로 표기해야 한다.
하지만 민간 부분에서는 해당 훈령 적용을 강제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식당에서 김치가 주재료로 사용되는 음식을 ‘라바이차이’(辣白菜)나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중국의 문화공정이 시작되면서 김치의 원조를 중국 쓰촨성 지역의 채소 절임 음식 등으로 주장하고 있다”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커지고 있고, 한국어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우리 고유의 음식인 ‘김치’가 정확하게 표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선 지자체 관계자는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면서도 “김치가 들어간 음식에 대해 올바른 중국어 표기를 할 수 있도록 해당 음식점에 권고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한 식품회사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김치라면 포장지에 김치를 중국어 ‘라바이차이’로 표기했다가 국내에서 논란이 일자 삭제하기도 했다.
오민주 기자 democracy55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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