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 50일…의료 공백 속 사태 해결 실마리도
진료지원 간호사 투입, 공보의·군의관 파견
일부 의료기관선 중증·응급 질환 진료 제한
총선 후 의료계 합동 기자회견 내용 등 주목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지 50일이 되어가는 가운데 의료 공백 사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단 그간 두문불출하던 전공의가 윤석열 대통령 만남 제의에 승낙하고, 의료계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공통된 목소리를 내기로 하면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기준, 지난 2월19일 '빅5 병원'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날로부터 50일이 된다. 정부가 사직서 제출 전부터 진료유지명령 및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음에도 1만 명이 넘는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해 현장을 떠나고 돌아오지 않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 인력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진료지원 간호사, 공보의·군의관, 전원·이송 체계를 활용하고 있다.
전날 기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약 9000명의 진료지원 간호사가 근무를 하고 있으며 약 2700명이 추가로 충원될 예정이다.
공보의·군의관은 세 차례에 걸쳐 413명을 파견했고 5월 전역 예정인 군의관 6명도 병원에 미리 보냈다. 또 군의관을 권역외상센터에 일정 기간 파견하는 방안도 관계부처에서 협의 중이다.
아울러 전공의 이탈 이후 4개 권역별 현장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약 330명의 응급환자를 적정 의료기관으로 연계·전원했다.
그러나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되면서 의료 현장은 정상 진료에 힘이 부치는 모양새다.
4월 첫 주 평균 상급종합병원 입원환자는 2만2304명, 중환자실 입원환자는 2867명으로 전주 평균 대비 입원환자는 1.4% 증가했지만 중환자실 입원환자는 2% 감소했다.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종합병원 전체 입원환자 수도 8만6573명으로 전주 평균 대비 1% 증가했지만 중환자실 입원환자 수는 1% 감소한 7154명으로 집계됐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일부 중증응급질환에 대한 진료제한 메시지를 표출한 기관도 지난 5일 기준 16개소가 있다.
복지부가 운영하는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는 지난 5일 9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으며 누적 접수건은 632건이다. 수술 지연이 420건으로 가장 많고 진료 차질 114건, 진료 거절 71건, 입원 지연 27건 등이 있다. 이밖에 의료 이용 불편 상담은 1292건, 법률 상담 지원은 246건이다.
장기간 지속되는 의료 공백에 환자들은 들끓고 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지난 7일 성명서를 통해 "환자들은 병원에서 집으로 방치돼 의료 난민으로 전락했고 생명과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며 "WHO(세계보건기구)가 대한민국 의료대란과 관련해 국제기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다뤄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고 추후 재검토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정부는 1년 유예가 과학적이지는 않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전날에는 "내부 검토는 하겠다"는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 발언 이후 보도설명자료와 긴급 브리핑을 통해 "1년 유예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된 바 없으며 향후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사직서 제출 후 공식적인 움직임이 없던 전공의들 중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2시간 이상 대화를 나눴다. 전공의 복귀라는 성과는 없었지만 대화를 시작했다는 의미는 부여할 수 있는 자리였다.
또 의협 비대위와 전국의대교수협의회, 대한전공의협의회, 의대생 협회 등이 총선 이후 합동 기자회견을 하기로 하면서 공통된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정부는 의료계에서 합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통일된 안을 제시하면 2000명 증원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단 박 비대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합동 기자회견에 대해 합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 차관도 전날 브리핑에서 "중요한 의료계 단체들은 포함된 걸로 판단되고 대표성있는 협의체 구성에, 진일보한 형태로 평가할 수 있겠다"며 "앞으로 이들 모임이 좀 더 활성화된다면 만나서 대화를 나누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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