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 다가온 선거...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임대차 2법' 운명은?

정혜윤 기자 2024. 4. 9.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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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도시주택공급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4.08. chocrystal@newsis.com /사진=조수정


4·10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 결과에 따라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의 운명이 관심사다. 양당의 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에 대한 입장차가 확연하게 갈려서다. 여당이 이기면 당초 윤석열 대통령 공약대로 임대차 2법 폐지에 힘이 실릴 전망이고, 야당이 승리하면 임대차법을 유지한 채 보완하는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임대차 2법 전면 폐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달 말 국토연구원 연구용역 결과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내부에서도 계속 점검 회의를 진행 중"이라며 "원점 재검토 등 여러 가지를 오픈된 상태에서 하다 보니 대안이 뚜렷하게 정해지지는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임대차3법인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는 2020년 7월31일, 전월세신고제는 2021년 6월 시행됐다. 그 중 하나인 전월세신고제는 정부 차원에서 별개 사안으로 보고 전면 재검토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 국토부는 이달 중 끝나는 전월세신고제 계도기간을 연장할 건지 여부를 놓고 검토 중이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시행으로 세입자들은 2년 만기 후 인상 5%로 제한되는 임대료로 최대 4년 거주가 가능했다. 오는 8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시행 만 4년이 된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대선 과정에서부터 임대차 3법의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정과제에서도 임대차법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연장선상에서 박상우 국토부 장관도 "바람직하지 않은 제도였는데 다시 돌리는 게 맞는 걸까 신중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의힘 역시 임대차2법 일괄 폐지를 외쳤다. 문재인 정부 당시 도입된 임대차법으로 전셋값이 급변동해 전세 사기 가능성을 높였다는 비판에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임대차2법을 유지한 채 임차인등록제를 도입해 보완하는 방안을 내놨다.

문제는 임대차 2법으로 4년간 전세가가 묶이면서 임차인과 임대인 간 분쟁이 커졌다는 점이다. 이뿐 아니라 신규 계약 전셋값을 미리 확 올려 같은 면적의 매물에 이중 가격이 발생했다.

국토연구원은 지난달 내놓은 '주택 임대차시장 현황과 개선방향' 발간물에서 "정책적으로 임대차 2법이 제도 도입 시 신규 전세가격이 즉각 상승하는 효과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고 짚었다.

또 임대차 2법이 또 다른 부작용을 낳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임대차 2법 2년차인 2022년 효과에 대해 분석하면서 "임대차2법으로 인한 전세보증금 상승은 제한적이지만 전세의 월세화, 월세 상승이라는 변형된 형태의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계약갱신 청구권 조항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선고가 열리고 있다. 2024.02.28. kmn@newsis.com /사진=김명년


하지만 여당이 총선에서 크게 우세해도 임대차 2법을 쉽게 폐지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의견도 나온다. 임대차법 시행 당시 큰 혼란을 가져왔는데 한 텀이 돌기도 전에 법이 바뀌면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법 시행 4년 차가 된 만큼 현재 시점에서 계약갱신권 만료로 인해 전세가가 크게 오르지 않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2월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판결한 것도 영향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헌재는 임차인 주거 안정 보장이라는 입법 목적이 정당하고, 임차인의 주거 이동률을 낮추고 차임 상승을 제한해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국토부는 임대차법 개선 방안을 고려할 때 헌재 결정은 별개로 판단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헌재 결정은 별개 영역으로 보기로 했다"면서 "입법 영역에서 어떻게 가져갈지가 중요하다. 폐지가 바람직하다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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