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live] 28살에 英 버밍엄 입단...최유리, "어린 후배들 일찍 색다른 무대 경험했으면"
[포포투=오종헌(이천)]
최유리는 앞으로 더 많은 후배들이 해외 진출을 통해 여자 축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랐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8일 오후 7시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친선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지난 1차전에서 3-0 완승을 기록했던 한국은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이날 한국은 3-4-1-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유리, 이금민이 최전방에 포진했고 지소연이 뒤를 받쳤다. 효주, 장슬기, 전은하, 강채림이 미드필더로 출전했고 이영주, 고유나, 김혜리가 3백으로 나섰다. 골키퍼 장갑은 최예슬이 꼈다. 필리핀은 프릴리스, 기유, 롱, 해리슨 등으로 맞섰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한국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1분 최유리가 후방에서 넘어온 공을 감각적인 터치로 흘리면서 우측면을 파고들었다. 곧바로 컷백을 시도했고, 이것을 추효주가 마무리했다. 공식 집계는 27초. 한국 여자 축구 역사상 최단 시간 득점 기록이었다.
벼락 같은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한 한국은 전반 내내 필리핀을 몰아붙였다. 꾸준하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낸 한국은 전반 33분 추가골을 기록했다. 강채림이 우측에서 올린 크로스를 최유리가 밀어 넣었다. 한국은 후반 들어 필리핀에 한 골 내줬지만 2-1 스코어를 끝까지 지켜내며 2번의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마무리했다.
이날 최유리는 1골 1도움을 올리며 팀 득점에 모두 관여했다. 최유리는 지난 5일에 열린 필리핀과의 1차전에서 오랜만에 골맛을 봤다. 2022년 9월 자메이카전에서 A매치 골을 넣은 뒤 2년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그리고 다시 필리핀과의 2차전에서 연속골을 기록했다.
최유리는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이번 2차전 때 선발로 뛰게 됐는데 전반 이른 시간 득점을 한 부분은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후반전에 좋은 기회가 많았는데 이를 살리지 못해서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뛰어난 경기력과 함께 최유리의 시그니처 세리머니가 주목을 받았다. 최유리는 필리핀과의 2연전에서 모두 득점을 기록한 뒤 손가락 하트를 화살처럼 쏘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최유리는 "어쩌다 보니까 밀고 있는 세리머니다. 그래도 재미있게 봐주셔서 분위기 타서 밀고 가고 있다"고 웃었다.
최유리는 지난해 9월 영국 FA 여자 챔피언십(2부) 소속의 버밍엄 시티 WFC에 입단했다. 해외 무대를 경험 중인 최유리는 "영국 축구가 아무래도 좀 더 강하게 압박하는 선수들이 있다. 그래서 첫 터치나 이런 부분에서 더 빠른 선택을 해야 된다. 그런 부분에서는 재미있게 훈련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A매치 기간 한국을 오가는 장거리 비행에 익숙해졌는지 묻자 "전혀 그렇지 않다(웃음). 새삼 언니들이 대단하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하지만 최유리는 "나 역시 조금 늦은 나이에 해외에 진출했다. 그럼에도 색다른 축구를 보고, 좀 더 강한 축구를 경험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어린 선수들이 빨리 나와서 직접 이런 무대를 경험하고 부딪히게 된다면 그 선수들이 여자 축구에 좀 더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애정 어린 조언을 남겼다.
이제 여자 축구대표팀은 당분간 굵직한 대회가 없다. 내년에 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이 있고 이후 2026 아시안컵과 2027 여자 월드컵 등이 열린다. 올해는 평가전을 통해 팀을 재정비하고 새 얼굴을 발탁해야 하는 시기다.
최유리 역시 올해가 중요한 시기임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큰 대회가 없다고 우리가 느슨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 대회를 치르지 않더라도 우리만의 색깔을 만들어내려고 해야 한다. 그리고 나중에 그런 것들이 모여 우리가 좋은 조합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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