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리그 정규 시즌을 빛낸 별들
국내 기전 중 최대 규모인 2023~2024 한국바둑리그가 3개월여에 걸친 정규시즌을 마감하고 포스트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8개 팀의 치열한 각축 속에 소속 팀을 4강으로 이끈 주역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정규 최종일(4일) 수려한 합천 2지명자 한우진(19)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승수와 승점까지 같은 영암 팀과의 스코어는 2대2. 살 떨리는 에이스 결정전서 한우진이 영암 주장 안성준을 돌려세우면서 ‘1년 농사’가 갈렸다.
팀이 이번 시즌 거둔 세 번의 에이스 결정전 승리가 모두 한우진 작품이었다. 실력만큼 배짱도 좋다는 얘기. 바둑리거 2년 차인 한우진의 정규시즌 전적은 9승 9패로 다승 부문 공동 5위다.
합천의 4강행엔 한태희(31) 8단이란 또 한 명의 공신이 숨어있다. 4지명자인 그는 시즌 막판 결정적 2연승으로 팀을 ‘봄 바둑’으로 이끌었다. 13라운드에서 박정환(원익 주장)을, 14라운드에선 항저우 아시안 게임 우승자인 대만 쉬하오훙(영암 용병)을 격침한 것.
울산 고려아연 한상조(25) 6단도 팀이 정규 2위에 오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일개(?) 4지명자 신분으로 7연승 포함 9승 3패(다승 5위)를 질주한 것. 웬만한 팀 1지명자를 능가하는 실적이어서 ‘바둑리그에 최적화된 기사’란 말까지 나왔다.
정규시즌 3위 팀 한국물가정보에선 배테랑 강동윤(35)이 돋보였다. 10승 8패(다승 3위)를 기록하면서 팀을 진두지휘했다. 그의 막판 7연승이 없었으면 탈락할 위기가 많았다. 개인적으로 12번째 포스트시즌 도전이다.
졍규시즌 우승 팀 원익은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보여 한두 명만 꼽기가 어렵다. 팀이 9연승을 달리던 초반엔 박정환 김진휘가, 4연패로 주춤하던 시즌 중·종반엔 이지현 박영훈이 활약했다.
그런 와중에도 박정환은 9승 3패로 주장의 소임을 다했다. 바둑리그 포스트시즌 진출 11회, 우승 경력 4회, MVP 3회의 화려한 경험이 포스트시즌에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본격 용병제 도입 원년인 올해 외국인 정규시즌 다승왕은 중국 랴오위안허(24) 9단에게 돌아갔다. 중국 랭킹 23위인 그는 6전 전승을 마크, 소속 팀 울산의 2위 등극에 큰 몫을 맡았다. 리그 기간 중국 랭킹 1위였던 구쯔하오(원익)는 2승 1패에 그쳤다.
정규시즌 다승왕엔 신진서(킥스·12승 1패)와 변상일(정관장천녹·12승 7패)이 공동으로 올랐다. 각각 일곱 번 째, 첫 번째 기록이다. 하지만 소속 팀 탈락으로 둘 모두 올해 바둑리그에선 더 이상 만날 수 없다.
포스트시즌은 내달 8~9일 물가정보(3위) 대 합천(4위)의 준플레이오프로 출발, 2위 울산이 대기 중인 플레이오프(10~12일)로 이어진다. 플레이오프 승자는 1위팀 원익과 챔피언 결정 3연전(15~17일)을 펼쳐 우승 상금 2억5000만원의 주인을 가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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