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살렸던 ‘중동 시금치’, 가자주민 생명줄로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2024. 4. 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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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넘게 이어진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으로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1948년 이스라엘인에게 요긴했던 '중동의 시금치' 코비자(사진)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가자지구 주민인 아부 카디자 씨는 NYT에 "다른 채소가 없으니 코비자를 먹는 것"이라며 "잎을 끓인 다음 갈아서 수프로 만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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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 맛 비슷한 야생 ‘코비자’
NYT “허기 달래는 영양분 역할”
카이로 휴전 협상은 여전히 난항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넘게 이어진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으로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1948년 이스라엘인에게 요긴했던 ‘중동의 시금치’ 코비자(사진)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7일 “구호단체의 손길이 닿지 않는 가자에서 코비자는 어느 때보다 많은 생명을 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비자란 야생식물이 이스라엘군의 통제로 기아를 겪고 있는 가자 주민들에게 더없이 귀중한 식재료가 되어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비자는 가자 전역 어디서건 쉽게 눈에 띄는 아욱과 식물이다. 시금치와 유사한 맛을 내는데, 주로 빵이나 레몬·고추 양념 등에 곁들여 먹는 저렴한 식재료다. 하지만 먹을 게 마땅치 않은 지금은 주민들이 직접 캐서 요리해 먹으며 허기를 달래는 소중한 영양분이 되고 있다. 식구가 많은 가정에선 묽은 수프로도 많이 끓여 먹는다고 한다.

가자지구 주민인 아부 카디자 씨는 NYT에 “다른 채소가 없으니 코비자를 먹는 것”이라며 “잎을 끓인 다음 갈아서 수프로 만든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배고픔에 지친 가자 주민들이 거리에서 코비자를 찾아 헤매고 있다”며 “라마단 기간에도 일몰 후 식사로 코비자를 먹었다”고 전했다.

코비자는 과거 이스라엘인에게도 도움이 됐던 식량원이다. NYT는 “지금은 거의 먹지 않지만, 1948년 아랍과 이스라엘 전쟁 당시에 코비자를 먹으며 굶주림을 버텼다”고 했다.

폐허가 된 가자 남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에서 1개 여단만 남기고 철군한 7일 당일 남부의 거점 도시 칸유니스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길거리를 걷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일부 보도에도 이스라엘군은 종전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칸유니스=AP 뉴시스
가자 주민들의 이런 고통에도 휴전 협상은 엇갈리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휴전 협상 중인 하마스 관계자는 8일 로이터통신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 입장에 변화가 없어 회담도 진전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이스라엘 외교부 장관인 이스라엘 카츠는 이날 “협상이 중요 단계에 근접했다”며 “지난해 11월 일시 휴전 이후 가장 타결에 가까워졌다”고 말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7일 가자지구 남부에서 1개 여단을 제외한 모든 지상군을 철수시켰다. 하지만 “다음 임무를 준비하기 위한 임시 철수”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현지 매체인 와이넷뉴스도 “작전 중단이 아닌 새로운 전략 전환을 위한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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