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 21초전…열일한 베테랑
베테랑의 노련미는 큰 무대일수록 빛난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에선 16년차 포워드 함지훈(40·현대모비스)이 왜 자신이 PO 역사에 이름을 남겼는지 입증하고 있다.
조동현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모비스는 지난 7일 수원KT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수원 KT와 6강 PO 2차전에서 79-77로 승리했다.
지난 5일 1차전에서 패배했던 현대모비스는 불리한 원정에서 1승1패를 기록한 채 안방으로 돌아가게 됐다. 역대 KBL에서 1차전을 내준 팀이 2차전에 승리해 4강 PO에 오른 확률은 27.3%. 현대모비스가 여전히 불리한 게 사실이지만, 흐름을 어느 정도 되돌린 것은 분명하다.
일등 공신은 누가 뭐래도 외국인 선수로 2옵션인 케베 알루마다. 알루마는 KT 에이스인 패리스 배스를 밀착 마크해 1차전보다 9점 적은 23점으로 묶는 동시에 22점을 책임지면서 6강 PO의 흐름을 바꿨다.
그런데 승부처만 살펴본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현대모비스가 76-77로 끌려가던 경기 종료 21초를 남기고 2007년 드래프티인 함지훈의 존재감이 드러났다.
함지훈은 배스가 골밑으로 연결하는 엔트리 패스를 중간에서 낚아챘다. 실점을 내줬다면 그대로 경기가 끝날 수 있었던 흐름까지 끊어냈다. 함지훈이 침착하게 연결한 기회는 김지완의 역전 골밑 득점이 됐다. 김지완이 이날 경기에서 처음 기록한 득점이자 결승골이었다.
그야말로 볼 줄기를 꿰뚫고 있는 함지훈의 노련미는 KT의 마지막 희망도 막았다. 현대모비스는 알루마가 경기 종료 4초를 남긴 상황에서 얻은 자유투 2개 중 1개만 성공하면서 79-77이라는 아슬아슬한 리드를 잡았다. KT에 2점을 내준다면 동점, 3점은 재역전까지 각오해야 하는 터. 그 찬스에서 함지훈은 마음이 급한 KT 하윤기가 패스를 연결하려는 코스를 노련하게 가로 막으면서 결정적 실책을 이끌어냈다. 이날 승패가 결정된 순간이었다.
함지훈의 짜릿한 21초 활약상은 남다른 경험 덕분이다. 함지훈은 봄 농구라는 큰 무대를 꾸준히 밟았다. 이번 시즌 현대모비스가 6위로 통산 14번째 PO에 진출하면서 추승균과 주희정 이현민 김주성 등 은퇴 선수들을 제치고 PO 최다 출전 신기록을 썼다. 3년 전 은퇴한 함지훈의 동기 김태술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함지훈이 경험으로 코트의 분위기를 잡은 게 승기로 이어졌다”고 찬사를 보냈다.
함지훈의 노련미가 KBL의 또 다른 역사를 바꿀지도 관심사다. KBL에선 아직 정규리그 6위가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적이 없다. 현대모비스가 KT를 넘어 창원 LG가 기다리고 있는 4강 PO까지 뚫는다면 첫 사례다. 함지훈 개인적으로는 챔피언결정전 최다 우승이라는 목표도 남아 있다. 함지훈이 이번 시즌 현대모비스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면 이 부문 최다인 양동근 현대모비스 코치(6회)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베테랑의 도전이 계속된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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