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이 안데르센상 불발...6인 최종 후보도 값지다

김형주 기자(livebythesun@mk.co.kr) 2024. 4. 8.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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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로 안데르센상 글 부문 최종 후보 6명에 들었던 이금이 작가의 수상이 좌절됐다.

수상은 불발했지만 주요 작품들의 영어 번역이 미처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안데르센상의 최종 후보에 오른 것도 값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작가는 2020년에도 안데르센상 글 부문 수상 후보에 오른 적 있다.

수상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 작가의 안데르센상 최종 후보 진입은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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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는 하인츠 야니쉬
아동문학 작가 이금이가 8일 이탈리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 설치된 한국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형주 기자
한국인 최초로 안데르센상 글 부문 최종 후보 6명에 들었던 이금이 작가의 수상이 좌절됐다. 수상은 불발했지만 주요 작품들의 영어 번역이 미처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안데르센상의 최종 후보에 오른 것도 값지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오후 3시(현지시간)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는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오스트리아의 하인츠 야니쉬(Heinz Janisch)를 올해의 안데르센상 글 부문 수상자로 발표했다.

앞서 한국 출판계에서는 이 작가의 수상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 작가가 1984년 등단 이후 펴낸 50여편의 작품은 세계인들에게 가치가 잘 전달될 뿐 아니라 부단한 노력으로 스스로 자기 작업의 주제를 갱신해왔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작가는 40년간 51권의 책을 발표하며 작품의 세계를 확대해왔다. ‘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1994)는 재혼 가정, ‘너도 하늘말나리야’(1999)는 결손 가정의 청소년을 그렸고, ‘유진과 유진’(2004)은 아동 성폭력 피해자의 상처를 다뤘다.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2016) ‘알로하 나의 엄마들’(2020)은 이주민 여성의 서사를 다뤘다.

아동문학 평론가인 김지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여성, 역사, 디아스포라 등을 다루는 이금이의 작품 세계는 현재 세계 문학의 흐름과 잘 맞닿아 있다”며 “머지 않은 시기에 안데르센상 수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작가는 2020년에도 안데르센상 글 부문 수상 후보에 오른 적 있다.

수상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 작가의 안데르센상 최종 후보 진입은 값지다. 주요 작품이 영어로 번역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룬 성과이기 때문이다. 대표 도서 5권을 안데르센상 측에 제출하는데 ‘유진과 유진’ 등 미처 영역이 이뤄지지 않은 작품이 있어 한국문학번역원 등의 지원으로 급히 번역 파일을 제작하기도 했다.

수십년 발표한 작품들도 꾸준히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 작가는 이전 작품들의 개정판을 활발히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곰보’나 ‘촌놈’처럼 예전에는 문제 의식 없이 쓰였으나 시대가 변해서 부적절해진 표현과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서다. 이 작가는 아동·청소년 독자들에게 혐오와 편견을 심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50여편의 작품 중 20여편의 개정판을 출간했다.

이 작가는 이날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진행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른 독자는 작품이 예전 시대에 쓰였다는 것을 감안해서 읽을 수 있지만 아동·청소년 독자에게는 악영향을 줄 수 있어 표현을 순화하는 작업을 해왔다”며 “새 작품을 쓰는 것만큼이나 많은 공력이 들지만 개정 작업을 하면서 작가로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안데르센상은 덴마크의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1805~1875)을 기리기 위해 1956년 제정된 상으로, 아동문학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다. 2년마다 각국 안데르센 위원회가 자국 대표 작가를 IBBY에 추천하고, 국제 심사위원들이 이 중에서 글과 그림 작가를 한 명씩 선정한다. 올해는 34국 위원회가 자국 작가 총 60명을 추천했다.

안데르센상 그림 부분에서는 한국의 이수지 작가가 2022년에 상을 받은 바 있다. 볼로냐(이탈리아)/김형주 기자

올해 안데르센상 글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이금이 작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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