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는 눈’ 보복 천명한 시한폭탄…이란 설득 ‘비장의 카드’는
7일(현지시간) 이란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의 군사고문인 야히야 라힘 사파비는 이날 “이스라엘의 해외 주재 대사관들은 더이상 안전하지 않다. 스라엘과의 충돌은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리”라고 밝혔다. 지난 1일 주시리아 이란 영사관이 이스라엘로부터 공격받은 직후 공언한 보복의 방식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명분은 이슬람 경전 쿠란에 기반한 율법 샤리아에 명시돼있는 ‘키사스 원칙’이다. 이란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요약되는 키사스 원칙에 충실한 편이다. 앞서 이란은 세계 최강대국 미국을 상대로도 원칙을 지켰다. 이란은 2020년 존경받는 군인인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IRGC) 장군이 미국의 무인기 폭격으로 사망하자 5일 만에 이라크 내 미 공군기지를 미사일로 타격했다.
영국 정보기관 MI6에서 국장을 지낸 존 사워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보낸 기고를 통해 해외에 있는 이스라엘 해외 외교 공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1992년 주아르헨티나 이스라엘 대사관에 발생한 차량 폭탄 공격을 언급했다.
이란이 직접 나서지는 않고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동원해 이스라엘 북부에서 대규모 공세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스라엘은 특히 헤즈볼라의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7일 성명을 통해 레바논과의 접경 지대 인근에 주둔하는 병력을 늘렸다고 밝혔다. 같은 날 가자지구 남부에서 1개 여단을 제외한 지상 병력을 모두 철수했는데, 일부가 북부 전선에 편입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도 보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대비하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군 참모진과 상황평가회의를 마친 후 “이스라엘은 이란을 상대로 어떠한 상황에도 대응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스라엘은 이미 다면전을 치르고 있다”며 “공격과 방어 두 측면에서 모두 이란에 대응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이 공격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물밑에서 이란을 설득하고 있는 모양새다. 8일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란 현지매체 등을 인용해 “이란이 ‘가자지구 휴전이 성사되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자제하겠다’고 미국에 알렸다”고 보도했다. 양국 사이 대화 채널이 가동되고 있다는 의미다.
매체에 따르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는 이번 갈등을 중재하는 데 성공해 외교적 성과를 올리는 게 목표다. 이란 입장에서도 이스라엘과 미국을 동시에 상대하기는 부담스럽다. 실제 이란은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서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이같은 이란의 태도를 근거로 이란 영사관 공격을 단행했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가자전쟁 휴전이 타결되면 이란에게도 보복 공언을 철회할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주말 사이 재개된 휴전 협상 결과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국영 알카헤라 뉴스는 8일 이집트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모든 당사자가 기본 사항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협상 중재국인 카타르와 하마스의 협상 대표단이 이틀 내에 다시 만나 최종 합의 조건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에 따르면 이스라엘 협상 대표단 소속 관리는 7일 “이번에는 다르다”며 “수개월 만에 협상 타결이 가장 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란의 공격 개시 시점으로는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 중에 도래하는 ‘권능의 밤’이 거론된다. 권능의 밤은 라마단의 27번째 밤으로, 이번에는 오는 10일 전후다. 무슬림들은 권능의 밤을 라마단 기간의 ‘가장 신성한 밤’으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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