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도박’ 빠진 청소년 1년 새 3배…악순환 끊을 대책은?

배지현 2024. 4. 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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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온라인 도박을 운영하는 조직들은 청소년들을 고용해서 또래들을 유혹해 도박에 빠져들게 하는 사악한 수법을 쓰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온라인 도박에 대한 감시는 손을 놓고 있는데 청소년들을 도박으로부터 보호할 대책은 없는 건지 배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온라인 도박 광고 사이트입니다.

'보증금 1억 원'. '안전하다'는 문구가 화려하게 반짝입니다.

온라인 도박은 까다로운 인증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쉽게 접속할 수 있는 데다가, 단순히 '온라인 게임'이라고 생각해 범죄라는 인식도 적습니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온라인 도박으로 붙잡힌 청소년들은 1년 새 3배나 늘었습니다.

절반 이상이 친구나 지인을 통해 도박을 시작했단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A 씨/21살/음성변조 : "형들이 하는 걸 보고 같이 해보고 싶어서 그냥 돈만 주면은 같이 껴서 배팅을 해주겠다 해서 (고등학교 때) 시작하게 됐고…."]

심지어 온라인 도박 조직들이 청소년들을 이른바 '총판'으로 고용해 도박 사이트 홍보에 이용하는 상황.

[도박사이트 '총판'/음성변조 : "3.4배 20만, 총 118만 원 환급받아 왔고요."]

도박에 중독된 청소년들이 또다시 다른 청소년을 끌어들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때문에 불법 도박 사이트나 관련 광고를 신속히 차단해야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습니다.

[조호연/시민단체 '도박 없는 학교' 교장 : "사이트 안에 (IP가) 500개~천 개 정도가 들어가 있어요. (방심위가 몇 달이 걸려서 IP 하나를 차단해도) 차단도 안 되거니와 효과도 없어요."]

현재 10여 곳뿐인 도박 중독 청소년에 대한 치유시설 확충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하동진/서울경찰청 청소년보호계장 : "엄청 많이 늘어나는 도박 공급자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수요자를 감소시킬 수 있는 이런 정책도 같이 병행을 해야 된다…."]

실제로 경찰이 도박 중독 청소년들을 치유원에 인계한 결과, 10명 가운데 8명꼴로 도박 중독에서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배지현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 김현민 정준희/영상편집:정광진/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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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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