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칸유니스에서 철수”…두 번째 휴전 성사 ‘촉각’

김서영 기자 2024. 4. 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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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 된 시내 둘러보는 팔 주민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주민들이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철수한 시내를 둘러보고 있다. UPI연합뉴스
하마스와 재개한 협상서
양측, 기본 사항에 합의
조만간 최종 조건 확정
미 “철수의 의미 불명확”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재개한 휴전 협상에서 양측이 기본 사항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에서 병력을 철수하겠다고 밝힌 시점과 휴전 협상 재개 시기가 맞물리면서 전쟁 발발 이래 두 번째 휴전이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국영TV 알카헤라 채널은 이날 “(카이로에서 진행 중인)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 모든 협상 당사자가 기본 사항에 합의했다”고 이집트 고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알카헤라 채널은 중재를 맡은 카타르 대표단과 하마스가 이틀 내로 다시 카이로에 모여 최종 합의 조건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측 관계자는 전날 자국 매체 채널12에 “이번엔 다르다. 수개월 만에 타결에 가장 가까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간 하마스는 협상 타결의 조건으로 이스라엘군 철수와 영구 휴전, 가자지구 피란민 귀환,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맞교환 등을 요구했으나 이스라엘이 이를 거부했다.

전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1개 여단을 제외하고 98사단을 비롯한 지상군 대부분을 철수한다고 발표한 것도 협상 타결 전망을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철수 이유를 병력 휴식, 임무 완료 등이라고만 말했다.

가디언은 병력 철수 발표가 휴전 협상이 재개되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교착상태였던 휴전 협상이 이번에는 결실을 볼 수도 있다는 긍정적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도 이번 철수는 “전투에서 중요한 순간”이며 이스라엘이 “전쟁을 계획하는 방식에 있어 중요한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얼마나 많은 병력이 실제로 철수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CNN은 이스라엘군 병력이 드나드는 칸유니스 부근 국경에서 밤새 많은 탱크가 철수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주민들 사이에선 이스라엘군이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여전하다. 칸유니스에서 라파로 피신한 한 주민은 “그들이 오늘 떠났어도 내일 올 수 있어서 나와 가족들의 삶을 걸고 (칸유니스로 돌아가는) 모험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밝혔다.

이번 협상이 성사되면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두 번째 휴전을 맞게 된다. 지난해 11월24~30일 7일 동안의 임시 휴전에 이어 약 4개월 만이다. 당시 하마스는 억류 중이던 이스라엘 인질 240여명 중 50명을 석방했으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을 풀어줬다.

협상이 엎어질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에서 전쟁은 계속되며 종전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3개 사단을 필요 시 가자지구 작전에 투입할 부대로 지정해 이들을 가자지구 분리 장벽 인근의 키수핌 키부츠(집단농장)에 주둔시킨 상태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금 당장으로선 철수가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며 “그들의 발표대로 4개월간 지상에 있던 이들의 휴식과 재편성에 관한 것일 뿐”이라고 ABC방송에 말했다. 앞서 미국은 이스라엘이 구호차량을 공격한 이후 “즉각 휴전이 없으면 대이스라엘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압박한 바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협상과 별개로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갈등이 고조하며 확전 우려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칸유니스 철수 결정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와의 충돌을 대비하기 위해 병력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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