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7년 만 개기일식···“구름 낀 지역서 안 보일 수도”
8일 오후(현지시각)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지역에서 태양과 달, 지구가 일직선으로 나란히 서는 개기일식 현상이 관측된다. 시민들은 개기일식이 잘 보이는 ‘명당’을 찾아 여행을 가는 등 축제 분위기로 들떴다. 미국 뉴욕주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는 구름과 폭우가 예보돼 개기일식을 보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이날 동부 뉴욕주 버펄로와 로체스터 지역에 구름이 끼어 개기일식을 관측하는 데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북부 오대호와 남부 텍사스주도 날씨가 흐릴 것으로 전망된다.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와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에서는 오전에 비가 내려 구름이 천천히 빠져나갈 것으로 예보됐다.
CNN은 날씨가 맑아 일식을 관측하기 좋은 지역으로 미국 북동부 버몬트주~메인주, 중부 미주리주~남부 인디애나주 등 구간을 꼽았다.
이번 일식은 미 텍사스주 램패서스 기준으로 8일 오후 12시18분부터 2시58분(한국시간 9일 오전 2시18분~4시58분)까지 이어진다. 멕시코 태평양 연안을 시작으로 미국 텍사스, 오클라호마, 아칸소, 미주리, 일리노이, 켄터키, 인디애나,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뉴욕, 버몬트, 뉴햄프셔 등 주에서 차례대로 개기일식 현상이 관측된다. 이어 캐나다 온타리오 남부, 퀘벡, 뉴브런즈윅,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 노바스코샤 등 주를 횡단해 뉴펀들랜드 대서양 연안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비춘다.
개기일식 현상은 3분30초에서 4분간 지속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개기일식을 맨눈으로 보면 실명되거나 시력이 나빠질 수 있어 필터가 씌워진 일식 전용 안경을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개기일식이 보이지 않는 지역에 있는 주민들은 NASA 홈페이지 생중계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현상을 관측할 수 있다.
이번 개기일식은 미주리주, 일리노이주, 켄터키주에서 관측된 2017년 일식 이후 미국에서 7년 만이다. 미국의 다음 개기일식은 20년 뒤인 2044년 일어날 전망이다.
북미 시민들은 들뜬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ABC방송은 동네 공원에 모여 개기일식을 관측하는 수백 건의 행사가 열리며, 일부 학교는 당일 휴교한다고 전했다. 일식에 앞서 해변이나 공원에는 고해상도의 망원경이 설치됐다.
관광도 성업 중이다. 캐나다 정부는 대자연 속 관광 명소인 나이아가라 폭포에 최대 100만명이 몰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경제분석회사 페리먼그룹은 이번 일식이 미국 여러 주에 있는 호텔과 레스토랑, 여행 등 업계를 살리면서 60억달러(약 8조1240억원)에 달하는 경제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추산했다.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과학 실험도 진행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생물학과 연구진은 이날 텍사스주 포트워스 동물원에서 동물들의 행동을 기록할 예정이다. 앞서 같은 연구진이 2017년 개기일식 당시 관찰한 자료에 따르면 이 동물원의 동물 17종 중 13종이 개기일식이 일어나자 이상 행동을 보였다. 기린은 울타리 근처에 모여 있거나 여기저기 뛰어다녔고, 큰긴팔원숭이는 비명을 질러댔다.
이 밖에 태양 빛 감소로 인한 기온 하강 정도, 구름 이동 변화, 국제 통신 신호 테스트 등 실험도 이뤄질 예정이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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