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84% “안보위협 느껴”…中, 北 제치고 최대 위협국가로

일본인의 80% 이상은 안보와 관련된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일본 안보에 가장 위협적인 국가를 묻는 설문 응답에서 중국이 북한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월부터 한 달간 안보 문제에 관한 우편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2074명으로부터 응답을 얻었다.

조사에서 ‘일본의 안보에 대해 위협을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크게 느낀다’ 31%와 ‘다소 느낀다’ 53%를 합쳐 8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는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에 많은 이들이 위협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 명확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과 북한, 러시아 등 3개국을 대상으로 어느 국가가 가장 위협적인지 묻는 질문(복수응답)에는 응답자의 91%가 중국을 꼽았으며 88%가 러시아, 87%는 북한을 꼽았다. 지난해 3월 조사와 비교했을 때 북한은 같은 수치를 유지했으나 중국과 러시아를 지목한 비율은 각 5%포인트, 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대만이나 남중국해에서 일어나는 중국과 관련된 긴장 상황을 일본인들이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이 향후 대만을 침공할 것으로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일본인들의 65%가 그렇다고 답했다.

안보 환경에 대한 불안감은 일본 정부의 ‘재무장’ 추진에 긍정적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응답자 71%가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방위력 강화에 대해 찬성했으며, 반대하는 이들은 26%에 그쳤다. 유사시에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반격능력’ 보유에 대해서도 57%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핵무기에 대한 거부 여론도 줄어들었다. 핵무기의 제조·보유·반입을 거부하는 ‘비핵 3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응답은 2006년 조사 때만 해도 80%였으나, 이번에는 73%로 하락했다.

일본인들은 방위력 증강을 선호하면서도 이를 위한 증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방위비 증액에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53%였으나, 그 재원으로서 법인세·소득세·담뱃세를 단계적으로 증세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이가 28%에 불과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