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간 마우스 안 움직이면 “놀고 있네”...직원들 반발한 기업은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김민주 매경닷컴 기자(kim.minjoo@mk.co.kr) 2024. 4. 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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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롯데월드를 통째로 빌려 패밀리데이를 연 방위산업업체 LIG넥스원이 새 근태관리 시스템 도입을 놓고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오는 15일부터 유연근무제 시행 속 직원들의 근태관리를 위해 '비업무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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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픽사베이]
최근 롯데월드를 통째로 빌려 패밀리데이를 연 방위산업업체 LIG넥스원이 새 근태관리 시스템 도입을 놓고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오는 15일부터 유연근무제 시행 속 직원들의 근태관리를 위해 ‘비업무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20분 이상 직원들이 이용하는 모니터의 마우스 움직임이 없으면 비업무 모니터링 시스템에 시간이 적립되는 게 특징이다. 적립된 시간 관련 기록은 주 1회 팀장에게 메일로 자동 발송된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20분 이상 자리비움이 생긴 이유가 회의나 미팅 등 적합한 자리비움이었을 경우에는 윗선에 소명하면 된다”며 “업무 시간을 명확히 해 더 합리적으로 (직원들의) 근무 환경 관리를 하기 위해 시스템을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의 반발은 거세다. PC로 일하는 시간이 많지 않은 직원들까지 PC로 근무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직장인들의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등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반대 의견이 주를 이룬다.

“마우스 감시라니, 인권 침해다”, “업무상 자료를 찾아 읽는 경우가 많은데 단지 마우스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근로시간이 아니라니 말이 안 된다”, “최대 매출, 최대 영업이익 기록 후 돌아온 것은 모니터링 시스템” 등 회사 내부에서 새어나오는 목소리다.

과거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 대형 게임·IT업체 등에서는 직원들의 근태를 분 단위로 관리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지금 LIG넥스원에서 도입하려는 모니터링 시스템과 비슷하게 일정 시간 키보드나 마우스가 멈춰 있으면 근로 시간에서 제외하는 식이다.

당시 분 단위로 직원들을 감시한다는 비판이 빗발치자 제도 도입 자체를 무산하거나 현재는 다른 형태로 바꿔 운영을 하고 있다.

가령 넥슨의 경우 직원들이 사용하는 마우스가 일정 시간 움직이지 않더라도 비업무로 바로 전환하지 않고 모니터링 시스템 상 기록으로만 남게 해놓았다.

넥슨 측은 “이 모니터링 시스템 기록도 윗선에서 함부러 열람 하거나 인사에 반영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퇴근시 퇴근 기록을 깜박하면 연장업무로 처리되니 그것을 놓치지 않게 하도록 도입한 일종의 알림 메시지가 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엔씨소프트는 회사 건물의 정문 출입구부터 흡연구역, 사내병원, 헬스장 등에 태깅(Tagging)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공간을 단위로 근태 관리를 하기 위해서다.

엔씨소프트 측은 “사원증을 태깅 기기에 찍게 되면 직원들이 출근을 했는지, 잠시 흡연을 하는 중인지, 퇴근하는 지 등의 기록이 관리된다”며 “마우스가 멈추는 것 등으로 직원들의 부재를 확인하는 시스템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경우도 엔씨소프트처럼 태깅 시스템을 도입해 직원들의 근태를 관리했다.

넷마블은 공간을 기준으로 관리하되, 일정 시간 비업무 공간에 체류하면 비업무 시간으로 간주를 했다.

이 때 비업무 공간은 1층 로비, 사내카페 등을 말한다. 만약 비업무 공간에서 미팅 등 업무를 진행한 경우에는 근태관리 시스템을 통해 본인 스스로 간단하게 업무시간으로 변경이 가능하다고 넷마블 측은 설명했다.

이밖에 카카오는 아예 자율근무제로 직원들의 자율에 맡기는 시스템으로 근태 관리를 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비업무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에 대한 내부 반발이 커지자 조만간 전사 차원에서 관련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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