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정치인은 그들을 1찍·2찍이라 불렀다…그들은 내 아버지, 내 할머니였다 [기자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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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는 '2찍'(보수 지지자)이었다.
맹목적으로 한 당만을 지지하는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를 비난하지 못했다.
"그래도 전라도 사람이 일은 잘하지라"며 능청을 떨면서도, 그날 밤 아버지는 쪽방 한편에서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고 했다.
어떤 정치인은 절박한 그들을 혐오의 언어인 '1찍', '2찍'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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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는 ‘2찍’(보수 지지자)이었다. 맹목적으로 한 당만을 지지하는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를 비난하지 못했다. 그가 걸어온 삶의 궤적을 듣고 난 다음부터였다.
외할머니는 1958년 첫아이를 낳았다. 먹을 것이 없던 시절이었다. 이밥에 고깃국은 고사하고 두더지를 잡아서 배를 채우기도 했다. 아이에게 줄 것은 당연히 없던 시대. 배가 고파 마냥 우는 아이에게 그녀는 메마른 젖을 물렸다. 주린 배는 결코 채워지지 않았다. 아이는 울다 잠들었다. 그 역시 허기진 아이를 품에 안고 울며 잠들었다고 했다.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아기의 굶주림은 어머니에겐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사진출처=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4/08/mk/20240408094202642auzp.jpg)
아버지는 ‘1찍’(진보 지지자)이었다. 1982년 전라도 고창에서 서울로 상경해 서점에서 일자리를 구하던 때였다. 서울 고용주가 아버지에게 처음 건넨 말은 “전라도 놈을 어떻게 믿나”였다. “그래도 전라도 사람이 일은 잘하지라”며 능청을 떨면서도, 그날 밤 아버지는 쪽방 한편에서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고 했다. 아들이 탄 서울행 버스를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던 노모의 모습이 천장에서 사라지지 않아서였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제주시 삼도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한 할머니가 투표사무원으로부터 사전투표 안내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4/08/mk/20240408094204124oejg.jpg)
어떤 정치인은 절박한 그들을 혐오의 언어인 ‘1찍’, ‘2찍’이라고 불렀다. 나는 그들을 대한민국의 소신 있는 유권자, 위대한 밀알이라고 부른다. 나의 아버지, 나의 할머니라고 부른다. 나의 표는 혐오의 정치인에겐 향하지 않을 것이다. 4월, 다시 선거의 시간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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