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추국가로 가는 길… ‘검은대륙’에 동행을 청하다
유엔 총회서 엑스포 선정까지
글로벌 외교전략 필수 파트너
배터리 핵심광물 등 자원 풍부
교류확대·성장동력 창출 도모
美·中 등 주요국 ‘阿가치’주목
한국이 오는 6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아프리카의 친구’로 본격 나선다. 최근 주요 강국들이 미개발의 대지, 풍부한 지하자원을 갖고 있는 아프리카와의 협력 관계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도 아프리카 국가를 글로벌 신외교 및 신경제협력 파트너로 주목하고 있다. 오는 6월 처음으로 열리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한국이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보내는 본격적인 ‘러브콜’인 셈이다.
◇글로벌 신 외교·경제협력 파트너 = 8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한국이 대아프리카 외교전략을 모색하는 것은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역할을 다하는 동시에 아프리카의 경제적, 지정학적, 정치적 중요성을 고려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아프리카와 실질적이면서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다져 한국 외교의 저변을 넓히는 취지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2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2차 회의에서 “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 실현에 있어 아프리카와의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특히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개발도상국·신흥국)의 영향력 확대에 따라 아프리카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향후 국제기구 진출 과정에서 확실한 ‘우군’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 1국가 1표를 원칙으로 하는 유엔총회 등 각종 선거에서 아프리카 국가의 지지는 필수다. 유엔 회원국 수를 기준으로 하면 아프리카 대륙에만 54개국이 있다. 세계박람회 개최지를 정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전체 회원국의 4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는 49개국이 아프리카 국가다. 외교부 관계자는 “아프리카와의 관계 동력이 계속 이어지도록 하는 외교적 노력이 필요한 때”라면서도 “표심 확보만을 위한 전략적인 접근으로 보이지 않도록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중 등 아프리카 전략적 가치 주목 = 미국과 러시아, 일본 등은 아프리카의 전략적 가치에 의미를 부여하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수년 사이 아프리카 국가들과 그 외 1개 국가 형태가 참여하는 다자회의가 연쇄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기후변화와 안보, 평화 등의 현안을 놓고 아프리카와 머리를 맞댈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2014년 제1회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가진 이후 8년만인 2022년 제2회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워싱턴DC에서 개최했다. 50명의 아프리카 정상과 미국 정부 관료들이 참석한 당시 회의는 미국이 아프리카에서 다소 주춤해진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한 구애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이듬해인 2023년 러시아가 제2회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가졌다. 중국은 2021년 ‘중국-아프리카 개발협력포럼’(FOCAC)을 열어 아프리카에 400억 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호주 그리피스 아시아 연구소가 중국 푸단(復旦)대 녹색금융개발센터와 공동으로 발간한 ‘2023 중국 일대일로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는 아프리카 국가에 지난해 전년 대비 114% 증가한 총 217억 달러(약 29조 원)를 투자했다. 일본은 2019년과 2022년 ‘도쿄(東京)-아프리카 개발 국제회의’(TICAD)를 통해 아프리카 국가에 총 30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영국(2020년)과 튀르키예(2021년), 유럽연합(EU·2022년) 등도 아프리카와 각각 정상회의에 준하는 형태로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가 지난 1월 이탈리아-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아프리카에 총 55억 유로(약 8조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성장잠재력 풍부한 자원의 보고 = 한국은 아프리카의 성장잠재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지난 2021년 54개 회원국 간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제거하는 아프리카자유무역협정(AfCFTA)이 발효됐다. 아프리카는 국내총생산(GDP) 3조 달러 규모의 거대 경제권으로 2035년까지 인구가 약 17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지역이다. 특히 태양열, 수력, 풍력, 지열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인 코발트, 니켈, 리튬, 망간, 흑연 등의 매장량도 풍부하다. 글로벌 공급망으로서의 전략적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오는 6월 4, 5일 이틀간 서울에서 열리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통해 아프리카와 교류 협력을 확대해 한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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