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부, 댐 붕괴로 대형 홍수…1만채 주택 침수
이틀 전 폭우로 우랄강 댐 무너져
푸틴 “다른 지역 홍수 가능성 대비”
러시아 우랄강 댐 붕괴로 러시아 남부 오렌부르크주 지역에 대형 홍수가 발생해 최소 1만채 이상의 가옥이 침수되고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계속 불어나는 강물에 인접국인 카자흐스탄까지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유럽에서 세 번째로 긴 우랄강 댐이 무너져 최소 1만채의 주택이 물에 잠겼다”며 “최악의 홍수가 이웃 카자흐스탄 일부와 우랄산맥 인근 시베리아까지 강타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오렌부르크주 제2의 도시인 오르스크에선 지난 5일 폭우로 우랄강 댐이 붕괴해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바실리 코주피차 오르스크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시에서 두 번째로 큰 강인 옐샨카강의 둑도 무너졌다”며 “피해 지역 주민들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인구 23만명인 오르스크에서 이미 6100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했고, 40개 학교 가운데 15곳이 물에 잠겼다. 타스통신은 “오르크스에서 성인 6명과 어린이 3명이 병원에 입원했다”며 “생명엔 지장이 없다”고 보도했다. 오렌부르크주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오르스크와 붙어 있는 인구 31만명의 쿠르간도 “홍수가 곧 도달할 예정”이라며 “강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우랄강 수위가 밤새 28㎝ 상승하면서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고,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오르스크강 수위는 9.6m에 이르고 있다. 데니스 파슬러 오렌부르크 주지사는 “2400㎞ 길이의 우랄강 전체에서 홍수가 감지됐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들은 오는 9~10일 홍수가 절정에 달한 뒤 20일 이후로는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파슬러 주지사는 “관측 역사상 최대 홍수”라며 “침수 지역에 거주하는 모든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고, 이에 따르지 않는 주민은 경찰력을 동원해 강제 대피 조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장엔 임시대피소 11곳이 설치됐고, 구조대원들은 보트를 타고 주민의 대피를 돕고 있다.
타스통신 등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날 오르스크에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사인이 홍수와는 관련이 없다고 보도했다. 다만 감염병 우려가 커지면서 오르스크 주거 지역에 물 공급이 중단됐고, 18명이 급성 장염으로 치료를 받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알렉산드르 쿠렌코프 비상사태부 장관과 파슬러 주지사에게 홍수 상황과 이재민 대피 조처 등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쿠르간주와 튜멘주 등 다른 우랄 지역의 홍수 가능성을 예측하고 대비하라고 명령했다. 검찰은 2014년 건설된 댐이 유지 관리 부실로 무너졌다고 보고 관계자들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우리 국민은 언제나 러시아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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