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06] AI가 만든 음악
1997년 IBM의 수퍼컴퓨터가 체스 세계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를 꺾었다. 그리고 2016년,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당시 세계 챔피언 이세돌 9단을 상대로 다섯 판 중 네 판을 압도하며 승리했다. 이 세기의 대결을 두고 바둑과 컴퓨터 전문가 대부분이 이세돌의 승리를 예측했지만 ‘인간계’의 최고수는 고작 1승을 따내는 데 그쳤다. 그러나 그 1승은 공식 대국에서 인간이 알파고를 상대로 따낸 유일한 승리로 남는다.
인공지능이 이세돌 9단을 무너뜨렸던 바로 그 해에 소니의 CSL 연구소에서 개발한 플로 머신이라는 소프트웨어는 이 곡을 포함한 인공지능 작곡 팝음악 두 곡을 세상에 선보인다. 이 노래의 작사와 편곡은 프랑스의 뮤지션 브누아 카레가 맡았지만 작곡은 오로지 인공지능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Daddy’s Car’는 팝음악사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비틀스의 초기 로큰롤 스타일로 만들어졌으며, 나머지 한 곡은 미국 스탠더드 팝의 원형이랄 수 있는 어빙 벌린 혹은 듀크 엘링턴 스타일로 만들어졌다.
인공지능에 의한 작곡은 그 이후로 계속 시도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2020년 최초의 AI 작곡가 이봄(EvoM)이 등장했다. 다양한 AI 작곡가가 만든 곡들이 영화나 드라마 OST로 쓰이거나 백화점 같은 공간에서 무의식적으로 듣게 되는 배경음악으로 활용되는 중이다. 아직 실감은 덜하지만 고유한 인간의 영역이라고 생각된 창작의 영역까지 AI는 손쉽게 진입했다. 작곡은 물론 글쓰기, 번역, 디자인 같은 영역에서 인간의 창작물과 구별할 수 없는 수준으로 이미 진입했다.
“내가 살면서 본 것 중에 가장 미친 인재 전쟁이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최근 차세대 AI 기술의 선점을 두고 세계 빅테크 기업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과열된 인재 영입 경쟁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AI는 더 이상 SF 영화의 소재가 아니라 우리 삶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꿀 엄연한 현실이 되었다. 우리는 어떻게 이 새로운 질서에 대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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